Good Old Arsenal

[북런던 더비] 11년만의 더비전 패배

Louisie 2010. 4. 15. 20:27

Big sol & RvP

Spurs 1 - 2 Arsenal

로컬 더비 중에서 우리만큼 절대적인 우위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닭과 무승부는 많이 있지만 승리로 따진다면 벵거 에라에서는 우리가 월등하죠. 칼링컵에서 5-1로 진 적이 있지만 뭐 그건 차치하고. 그때도 칼링이지만 기분 무지하게 잡쳤었는데, 리그에서 11년만에 닭한테 지니까 이건 진짜 용납이 안되네요. 더비전에서 질 수도 있는거지.. 뭐 에버튼도 리버풀 이기고 (Everton rules) 시티도 맨유를 가끔 잡는데 (주말에 힘내라 시티) 우리라고 닭한테 좀 질 수도 있

을 리가 없잖아. 아담스, 키언, 딕슨, 베르캄프, 앙리, 피레스 등등 무수하게 닭들을 튀기며 지난 10년을 보냈던 선배들이 이 결과를 보면 얼마나 황당하고 슬프고 화나고 짜증날지. 맨유, 첼시, 바르샤한텐 져도, 심지어 챔피언쉽한테 져도, 헐시티한테 져도 그래도 절대 져서는 안되는 상대가 스퍼스야 이놈들아. 엉? 도대체 로컬 더비전이라는 개념이 있기는 한건지. 경기를 진 것보다 저 피치에서 뛰고 있는 녀석들 중 태반은 이 경기에 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더 화가 납니다. 로빈, 캠벨, 클리쉬 말고 이중에 누가 북런던 더비에 상관합니까? 그냥 이젠 38라운드 중 두 라운드일 뿐이지. 앙리랑 로빈은 시즌 픽스쳐 나오면 북런던 더비부터 제일 먼저 확인한다고 그랬어 임마들아. 생 쇼를 하고 난리 부르스를 치고 악다구니를 써서라도 이겨야 하는게 아니 최소한 지지는 말아야 하는게 닭이라고. 알긴 아냐고 임마들아.

스퍼스가 우리보다 더 승리를 원했죠. 정말 쪽팔리는 현실입니다. 솔직히 주말에 스퍼스는 FA컵 연장까지 치뤄서 후반되면 우리가 체력적 우위를 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닭숑키들 지치지도 않고 뛰어다니더군요. 닭이 경기를 잘하진 않았지만 --솔직히 두 번째 골은 먹히지 말았어야 했죠. 그놈의 초반 집중력 결여 어떡할거야-- 그들은 우리보다 더 열심히 했습니다. 망할.

공격 라인 이끌 선수가 없고, 파이널 볼 줄 선수가 없고, 경기 전체를 관장할 선수가 없으니 오합지졸이더군요 아주. 팀에 조직력이라는 건 눈씻고 찾아봐도 없고 하는 거라곤 경기장 사이드를 뺑뺑 도는 것 뿐. 의미없는 포제션에 좋지 않은 패스만 남발. (로사 반성해라) 나스리는 그저 눈앞의 돌파에만 바쁠 뿐이고 공을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판단도 못해.. 디아비&데닐손은 DD시절 다시 나오네요. 디아비 시즌막판 되니 다시 쩌리디 시절로 돌아가 버렸음. 테오는. 오늘 테오 나오니까 스퍼스 팬들이 "레논만도 못한 XX"라고 응원가를 불렀다던데. 아놔. 테오야 너 이런 말 듣고 살고 싶냐? 속상해 죽겠다. 어시 하나 하긴 했지만 여전히 공보다 앞서가며 어쩔 줄 모르는 스피드. 슬퍼 죽겠네.

그래서 65분에 결국 로빈이 나왔죠. 로빈 나오니까 경기가 확 달라지더군요. 그때까지 물이라곤 흐르지 않던 아스날 공격에 물을 공급해 줬습니다. 패스, 슈팅은 물론이고 프리킥까지. 터치는 뭐 말할 거 있나요. 뒷발로 세우는 터치부터 그 가슴 트래핑+발리슛은 진짜.. 명불허전입니다. 미친 고메스 선방만 아니었음 최소한 오늘 무승부는 갔을텐데요. 프리킥도 제대로 빨려들어갔는데 그것도 막고.. 아놔 고메스 ㅅㅂㄹㅁ ㅠㅠㅠㅠㅠ 게다가 이제까지 빌빌대고만 있던 주변 선수들이 제대로 뛰게 해준 것도 로빈입니다. 공간 열어주고, 물꼬 트여주고, 길 만들어 주고... 5개월간 아웃되어 있던 선수가 맨날 경기 뛰던 애들보다 백배 나으니 오호 통재라. 로빈이 얼마나 좋은 선수였고 우리가 어떤 선수를 5개월이나 잃고 있었는지 절절히 깨달았습니다. 이번 시즌에 벤트너가 3rd 초이스로 부족함이 없는, 아니 오히려 그를 능가하는 활약을 해줬다고 보고 저도 벤트너를 좋아하지만 역시 로빈은 레벨이 다르네요. 현 아스날 공격수 중 로빈만한 클라스는 없습니다.. (아르샤빈은 '사이드' 자원이니까 논외-_-) 아매에서 누가 Injury is temporary, Class is permanent라고 했는데, 백번 동감합니다. 로빈만 아웃되지 않았으면 우리가 1위를 하고 있을거고, 로빈이 아웃되지 않았다면 그가 루니 드록바 등 리그 톱과 어깨를 나란히 할거라는 벵거의 말도 결코 과장이 아니죠. 남은 4경기동안 잘 해서 2위라도 꼭 하자 로빈아 ㅠㅠㅠ 맨시전은 꼭 선발로 나와..

이게 들어갔더라면..ㅠㅠ

로빈 말고는 역시 캠벨이 경기 MOM. 이쪽도 클라스는 영원하다... 파이팅 정신도 넘치고, 어제 유일하게 캠벨옹만이 스피릿을 불어줬죠. 근데 후반에 두목이 막 컴온 외치는데 주위 선수들 눈도 안 맞춰주고; 인간들이 진짜... 씁쓸했습니다.

좌우지간 정말 기분이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드.럽.군.요. 지구 반대편에서도 이런데 북런던 현지 팬들은 정말.. 차라리 아마겟돈을 맞이하고 싶을 겁니다;; 심심한 위로를.

그래서 이번 시즌도 무관 확정이군요. 첼시가 남은 경기에서 6점을 드랍할 리는 없고.. 우승은 끝이죠. 한편으로는 무수한 부상악재와 알무니아라는 x-factor를 안고서도 4월 중순까지 리그 우승 경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시즌은 만족하지만 사람 맘이 간사한지라 이정도 되니 또 아쉬움이 큰 것도 어쩔 수 없네요.

일단은 2위에 집중해야겠죠. 2위와 3위는 느낌부터가 다르고 오랫동안 3위가 최고 성적이었으니까요. 일단 다들 빠따좀 맞고 (로빈, 두목 제외) 다시 시작하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