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어바웃 어 보이: 잭 윌셔

Louisie 2008. 8. 5. 09:25
잭 윌셔 (Jack Wilshere)

풀네임: 잭 윌셔
생년월일: 1992년 1월 1일, 허트포드셔 태생
포지션: ACM, LM, RM.
등번호: 19번
이전 클럽: 없음
입단년도: 2001년 10월 1일
계약상태: 스콜라쉽
국가대표: 잉글랜드 U-17

2008년 4월 22일, 이른 봄의 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던 그날 저녁 추운 바람을 맞으면서 런던 바넷의 홈구장에서 아스날 리저브 팀의 경기를 보고 있던 벵거는 약 4개월 후 잭 윌셔가 이 정도로 성장할 것인지 예상했었을까요? 웨스트햄 리저브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그 경기에서 고작 두 번째 리저브 경기 출전이었던 16살의 꼬마 잭 윌셔는 환상적인 1골 1어시를 올리며 그 경기를 보러 왔던 벵거의 얼굴에 로리로리 훈훈한 웃음을 띄우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아는 사람들만 알았던 이름인 '잭 윌셔'가 본격적으로 아스날 서포터들에게 알려진 경기이기도 하지요. 그 경기 이전에 윌셔는 2008년 2월 22일에 레딩 어웨이에서 리저브 경기 데뷔전을 치뤘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데뷔전에서 득점을 했었지요. 하지만 그 때에도 이 조그마한 꼬마아이가 이렇게 고속성장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솔직히 없었습니다. 대박이다 뭔가 터지겠다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그 웨스트햄전에서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2008년 8월 4일에 아스날은 잭 윌셔가 1군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전에 질베르토 실바의 등번호였던 19번 셔츠를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로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프로필도 찾을 수가 없었던 잭 윌셔는 이제 1군 스쿼드 페이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약 2주일 전 바넷을 상대로 프리시즌 매치에 선을 보이면서 시작된 센세이션이 정점을 찍은 셈이죠. 영계 키우기로 유명한 아스날이지만 아직 프로 계약도 하지 않은 소년에게 19번 셔츠를 준다는 것은 상당히 쇼킹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비록 쇼킹하긴 했어도 불합리한 처사는 아닙니다. 처음 벵거가 윌셔를 칼링컵 멤버로 쓸 계획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만 해도 서포터들은 '허허 이 로리벵거' 라는 반응을 보였었으나 현재는 벵거에게 설득당한 상태. 윌셔가 몸으로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니 뭐라 할 말이 없는 겁니다. 프리시즌 경기들과 에미레이츠컵을 거치면서 이젠 세계에까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잭 윌셔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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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윌셔
는 1992년 1월 1일 허트포드셔에서 태어났습니다. 허트포드셔는 런던 북쪽에 위치한 교외 지역으로서 아스날의 훈련장이 위치한 곳이며 데이빗 베컴, 데니스 베르캄프 등의 축구 스타들이 살았거나 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말인즉슨 로컬 보이라는 거지요. 윌셔는 2001년 10월 9살의 나이로 아스날 아카데미에 입단합니다. 아카데미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올라온 그는 또래보다 훨씬 더 유망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스티브 불드(아스날 유스팀 코치)와 닐 반필드 (아스날 리저브팀 코치)의 지도 아래 15살이라는 자신의 나이보다 조금 앞서서 U-18 아카데미 리그에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2007/08 시즌 아카데미 리그에서 윌셔는 18경기를 모두 선발로 출전해 13골을 넣었으며 그 후에는 앞서 언급한 리저브 두 경기에 출전해 2골을 득점했습니다. FA 유스컵을 제외한 경기 스탯은 20경기 출전 15골, 이 기록은 마찬가지로 리저브본좌 공격수인 나세르 바라지테에 이어서 2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 2008년 5월즈음에 열렸던 아탈란타 유스컵에서는 경기 MVP에 선정되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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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윌셔는 왼발잡이 (양발을 다 쓸 수 있지만 주로 쓰는 발은 왼발)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이고 그 자신도 중앙을 선호하지만 리저브 리그에 데뷔하던 레딩전때 처음으로 왼쪽 날개에서 뛰었으며 그 자리에서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당시 윌셔는 처음 뛰어보는 레프트윙 자리가 조금 떨렸으며 잘하기 위해 크로스 연습을 더 했다고 밝혔는데, 결과적으로 현재는 레프트, 라이트 가리지 않고 윙 자리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2008/09 아스날 프리시즌 매치에서 현재까지 6경기 모두를 출전했는데 모두 레프트 혹은 라이트윙으로 뛰었고 총 스탯은 3골 4어시. 그러나 단지 스탯만 충만한 것이 아니라 경기 자체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그 나이를 훨씬 뛰어넘어 있습니다.

골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슈팅력이 좋으며 순간적인 판단으로 보내주는 패스는 놀라울 정도. (처음 그의 이름이 뜨기 시작했을 때 몇몇 아스날 팬들은 알렉산드르 루니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흘렙과 웨인 루니를 합친 버젼이라는 의미에서.) 사이드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보면 페이스도 좋고 키는 작지만 (170cm) 무게중심이 몸 아래쪽에 있어서 안정감이 있으며 사실 상당히 탄탄한 편입니다. 윌셔는 허벅지만 따지고 보면 로빈 반 페르시의 그것보다 두껍다는 의견도 있습니다.음허허허. 피지컬적인 싸움을 두려워하지도 않지요. 어린 나이에 동료를 이용할 줄 아는 플레이는 이 쪼그만 녀석이 상당히 머리를 잘 굴린다는 것을 시사하구요.


깡도 뒤지지 않는다.

구 실력적인 면 말고도 윌셔에게서 엄청난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가 하나 더 있으니, 그것은 그의 성격. 자신보다 훨씬 나이 많은 동료들하고 뛰면서도 기죽지 않으며 상대팀이 그 누구더라도 윌셔에게는 그냥 '상대편'으로 보이는 듯 합니다. 유벤투스가 와도 레알이 와도 윌셔에게는 '축구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거지요. 이 녀석에게는 자신이 아카데미 리그에서 상대한 레딩 꼬꼬마들이나 어제 상대한 레알의 빅네임들이나 똑같은 축구 선수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깡이 있고 쫄지 않는 멘탈적인 면이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는 스퍼스로 이적한 데이빗 벤틀리처럼 오만한 것도 아닙니다. 그는 그저 뛰는 게 좋을 뿐이고, 뛰면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을 즐길 뿐인 것 같아요. 어린 선수가 성장하는 데에는 이런 멘탈적인 면도 무척이나 중요하기 때문에 마치 몇 년 전의 세스크 재탕을 보는 듯한 이 꼬마의 성격은 그의 발전에 엄청난 밑바탕이 될 겁니다.

이 대단한 꼬마는 아직 16살일 뿐이며, 여전히 GCSE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 중등학교 졸업시험)을 쳐야 하는 스쿨 보이입니다. 엄청난 기대로 아스날 팬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있고 벌써부터 서포터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잉글랜드 현지 서포터들의 완소인 테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윌셔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1군에 포함된 것은 엄청난 큰 발걸음이지만 거기에서 다시 스타팅 11에 포함되는 데에는 길고 긴 여정과 많은 노력이 남아있을 테지요. 하지만 우리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전 클럽 - 없음' 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는 순수 로컬 보이인 잭 윌셔가 세스크가 세운 기록들을 깨며 잉글랜드와 아스날의 슈퍼 영스타로 떠오를 그 날을 말입니다. 누가 우리더러 잉글리쉬가 없대? Come on you mighty Jack Wilshere!


* 윌셔가 깰 수 있는 세스크의 기록들
아스날 역사상 최연소 리그 데뷔 선수 - 2009년 4월 13일 이전에 뛴다면
아스날 역사상 최연소 리그 득점 선수 - 2009년 4월 23일 이전에 득점한다면
아스날 역사상 최연소 챔스 득점 선수 - 2009년 8월 5일 이전에 득점한다면

가능할까? 가능할 듯.

** 하나 걱정되는게 있다면 윌셔보다 나이가 많은 리저브의 잘나가는 아이들이 윌셔를 보며 자격지심을 느낄까봐서. 예를 들어 윌셔보다 3살이나 나이가 많은 키에란 깁스도 아직 정식 1군 백넘버를 받지 못했거든요. 물론 칼링컵에서 뛰었다지만.. 바라지테같은 리저브 본좌는 윌셔에 밀려 잊혀지고 있는 분위기.-_-;; 물론 다 윌셔가 잘해서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 벵거가 서둘러 윌셔에게 19번을 준 이유 중에 하나는 다른 클럽이 언감생심 채가려는 꿈도 못꾸게 하려는 작전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네요. 이제까지 비밀로 조심조심 키우다가 프리시즌에 빵빵 터져 버려서 이제 더이상 비밀도 아니게 되었는데.. 이렇게 1군 스쿼드 넘버 턱 주면 눈독 들이던 타 클럽도 입맛만 다시게 될 테니까요. 후후. 새해가 되면 바로 장기 프로계약 맺고 말뚝 박게 하겠죠.

그러게 내가 뭐랬던가? 으후후후후후

아.. 이 사진 미치겠다.ㅋㅋㅋㅋㅋㅋ
오늘 (5일) 찍은 사진인 모양인데 침착해 보이는 윌셔 아가에 비해
벵거 완전 입 찢어질라 그래요! ㅋㅋㅋㅋㅋㅋ 미치겠어 저 양반, 윌셔가 그렇게 좋으슈?
나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