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갈라스 주장 박탈 / 우리는 콩가루에요.

Louisie 2008. 11. 21. 06:56
갈라스가 주장직을 박탈당했습니다.

여러 언론들 (BBC, Sky Sports, Guardian, Times, Telegraph, The Sun)이 보도하는 바에 따르면 맨체스터로 향하는 팀 버스에 갈라스는 동행하지 않았고 벵거가 갈라스에게 주장직을 더이상 맡기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의 의도를 전달했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고 있어서 놀랍긴 합니다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벵거가 드디어 자신의 실수를, 자신이 아스날 감독으로 있는 동안 저지른 가장 큰 실수를 고치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니까 말이죠. 올바른 결정이라고 봅니다. 벵거가 이렇게 빨리 대응하는 걸 보게 될 줄이야. (..)

목요일의 폭탄 발언에 이어 오늘은 갈라스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S'라고 지칭한 20살의 미드필더와 유로 2008 프랑스 국대 캠프에서 충돌이 있었다고 밝혔고 르 퀴프 지는 이를 나스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네 자신을 뭘로 생각하는 거냐? 난 네 친구가 아니다' 라는 갈라스의 말에 나스리(라고 여겨지는 선수)의 답변이 환상. '나도 니 친구 아녀' 웃으면 안되는데 이 답변이 너무 환상적이어서 빵 터졌네요. 그리고 여기에 더해 프랑스에 돌아가서 뛰고 싶지만 빅 팀만 웰컴 크리 작렬. 뭐 어차피 이제 주장 완장도 뺏겼고 조만간 방출 수순을 밟을 것 같은 선수가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고 화낼 필요는 없겠지만요.

나이젤 윈터번옹은 갈라스의 주장직 박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셨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난 갈라스가 주장을 박탈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었죠. 하지만 이것은 감독이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슨은 자신의 선수들에게 믿음이 강한 사람입니다. 그는 아마도 매우 상처를 받았을 것입니다."

"갈라스가 주말에 다른 선수들과 함께 원정을 가지 않았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갈라스의 아스날에서의 커리어는 끝난 것 같습니다."

"알무니아가 주장이 될 것이라는 것은 놀랍지 않네요."

"주장이 부재할 때에는 보통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완장을 받죠. 그리고 파브레가스는 출장 정지구요."
주말에는 임시로 주장직을 알무니아가 받을 것이라 합니다. 아니면 클리쉬라는 말도 있고요. 아직 풀타임 주장은 정해지지 않았다는데 벵거가 이번에야말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길 바랍니다. 전 뚜레는 그닥이고, 알무니아는 결사 반대. 이참에 확 팀을 새로 갈아 엎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제까지 주장 경험을 해 보지 않은 선수들 중에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는 건 클리쉬 주장에 세스 부주장.

시티전이 기대가 되는군요. 팀이 어떤 모습을 하고 나타날지, 정신적으로는 어떨지.. 승패 여부를 떠나서 기대가 됩니다.-_- 하지만 일단 큰걸 하나 해결했으니 다행이네요. Good riddance, Gallas.

아참, 10번 뱉으시져.
 

집안 꼴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갈라스가 우리 팀과 전 소속팀인 첼시를 비교한 것도 기분나빴는데 이제는 주장이란 사람이 국대주간동안 집 나가서 욕 아주 잘 하고 돌아다니시네요.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하면 자신에 대해 전체적인 여론이 바닥을 기는 영국 언론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건지? 여러 곳에 인터뷰가 뜨고 있지만 세탄타를 소스로 해서 번역합니다.

우리 팀에 개색히가 한 마리 있을 뿐이고!

"캡틴으로서 몇몇 선수들이 나한테 와 어떤 선수에 대해 얘기할 때가 있습니다. 그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죠. 그리고 나서 나는 경기 중에 그 선수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럼 문제의 그 선수는 우리에게 욕지거리를 하죠. 그럼 이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지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단계가 옵니다."

"나는 31살이고, 그 선수는 나보다 6살 어려요. 내 자신을 보호하고 싶기 때문에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모든 잘못을 뒤집어쓰게 될 테니까요. 이건 아주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갈라스의 말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지금 우리가 기대고 있는 소스는 '갈라스의 말'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 문제의 선수가 정말 욕을 했다는게 100 퍼센트 팩트란 법도 없습니다-- 팀 케미스트리를 해치고 주장에게 욕을 하는 선수가 팀에 있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고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 일은 전적으로 클럽의 내부적인 문제이고 해결은 뒤에서 해야 하는 것이죠. 문제가 있다 해서 만천하에 우리팀에 개색히가 한 마리 있다고 떠벌리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니 갈라스한테는 도움이 될 지도 모르죠. 왜 이런 인터뷰를 한 건지는 본인이 직접 말해주고 있으니까요. '내가 모든 잘못을 뒤집어쓰게 될 테니까요.' 버밍엄전 이후로 아스날에 뭔 일만 벌어지면 언론에서 다들 자기만 공격해대고 있으니 억울하다 그거죠. 네, 갈라스가 좀 심하게 비판받고 있다는 것은 맞습니다. 심지어 우리 레전드들도 갈라스를 비판하니까요. (전 당연하다 보지만.) 하지만 10번을 달고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사람이 언론에다 '님들아 왜 나만 갖고 그래 우리팀에 요런 못된 놈이 하나 있는데 얘가 아주 글러먹었어' 라고 설쳐대는 건 정말 못 봐줄 짓입니다.

6살 어린 선수가 누구냐는 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만 로빈, 데발이 이 둘 중 하나겠죠 뭐. 갈라스가 자신보다 6살 연하라고 하긴 했으나 우리는 축구선수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겁니다. 나이를 잘못 계산하거나 착각할 수 있는 거니 반드시 83년생 선수라는 법은 없어요. 아니 뭐 지금 누구인지 밝히자는 게 목적은 아니지만. 누구인지 이름을 밝히지 않겠다고 하면서 나이를 밝히는 건 뭥미? 우리팀에 20대 중반이 많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한 건지 따져 묻고 싶네요. 주장으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좀 닥치고 솔선수범 하든지.

난 주장으로서 싸움 해결했을 뿐이고!

"스퍼스전때 하프 타임동안 문제가 있었어요."

"내가 그 때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얘들아, 경기 끝나고 나서 이 문제들을 해결하자. 하프 타임에 말고.' 뿐이었죠."

그래서 어쩌라구요? 주장으로서 임무 완수 했다고 상 줄까?

우린 맨유보다 못할 뿐이고!

"(빅 계약을 따낸 것이) 차이를 만들어 낸 걸수도 있겠죠. 만약 돈이 있다면 이미 이뤄 놓은 일에 만족하고 띵가띵가 할 수도 있겠죠. 당연합니다."

"우리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성공을 이뤄낼 수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맨유는 이제까지 많은 것을 겪어 왔고 무언가를 우승했다는 겁니다."

"우리는 전투에서 충분히 용감하지 못하죠. 우리는 병사가 필요합니다. 전사가 필요한 거에요."

"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그것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매주 큰 경기를 뛰고 싸워야 하죠. 우리는 우리를 상대로 경기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팀, 우리를 우리 홈에서 상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팀을 상대로 경기하는데 이것은 아스날에게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첼시와 비교한 데 이어 이번에는 맨유네? 비에이라나 앙리가 우리 팀을 라이벌 팀에 비교하면서 우리는 쟤네보다 뭐가 딸리네 뭐가 안되네 이런 말 하는 거 본 적 있나요 우리? 우리만이 최고라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지만 적어도 주장은 '우리는 저런 그지같은 팀들보다 뛰어나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하고 그것을 팀원들에게 설파(?)하려고 해야 하는거 아니냔 말이죠. 이 문단에서 갈라스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애들은 군기가 빠져 있고 정신력이 부족하며 몇몇 선수들은 돈에 안주하고자 하는 끼가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같은 말을 해도 불필요한 말이 들어가면 설득력이 떨어지고 옳은 말도 고깝게 들리는 법입니다. 머리가 좋지 않은 걸까요 갈라스?

나는 나갈지도 모를 뿐이고!

"상황을 더 봐야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모르는 겁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타이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첼시에게 9점이나 뒤져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포기하지 말아야죠."

"나는 올해 무언가를 우승해야만 합니다. 난 우승해야만 하고, 아스날도 무언가를 우승해야만 합니다."

이건 하이버리에서 호아킨님이 지적하신 것을 보고 크게 공감한 건데 주장이라는 사람이 '나'를 '팀'보다 앞세우고 있다니 지나가는 닭이 웃을 소리군요. (제가 항상 '지나가는 닭'이라 하는 건 스퍼스를 지칭하는 겁니다. -_-)

차라리 난 갈라스가 나갔으면 좋겠을 뿐이고!
난 비주장이 보고싶을 뿐이고!
비주장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이번 일로 다시 한번 확실해진 것. 갈라스는 절대 주장감이 아닙니다. 한때 갈라스더러 '내츄럴 본 캡틴'이라고 했던 제 자신에 대해 모멸감을 느끼는 요즘. 버밍전에서 클리쉬 윽박지르고 센터라인에 주저앉을 때만 해도 인간스럽다고 생각했던 제 자신에 대해 수치감을 느끼는 요즘. 우리 선수들이 갈라스를 주장으로 생각하지 않고 우습게 보는 것도 참 웃기는 일이긴 하지만 제가 선수라도 갈라스 같은 사람을 주장으로 모시고 싶은 마음 절대 안 들것 같은데요. 축구선수들도 다 사람입니다. 엄청난 주급 받고 매주 티비에 등장하니 스타같지만 그네들이 동화책에 나오는 왕자님 공주님들이 아니란 말이죠. 결국 우리가 느끼는 건 그들도 다 느끼고 있을 겁니다. 요새 애들이 인터넷 안하는 것도 아니고 왠만한 축구선수들도 스카이스포츠 뉴스는 다 보거든요. 갈라스가 언론에서 무슨 말을 씨부리고 다니는지 누가 모르겠습니까. 우리 팀을 라이벌 팀과 비교하고 공개적으로 팀원들을 비난하는 주장을 잘도 주장이라고 생각하겠네요. 하루라도 빨리 주장완장을 딴 선수에게 위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애초에 벵거가 왜 주장을 갈라스에게 준 건지 이해도 안 가지만 말입니다. 비주장과 앙리에 이어 또다른 프렌치 노장(?)에게 주장을 맡기고자 한 것이겠지만 정말 벵거 최대의 실수인 듯 합니다.

그리고 이건 벵거 책임이죠. 다시 귀결되는 문제이고 전에도 길게 말한 적이 있지만 팀에 충성심과 애정이 가득한 8-9년씩 뛴 선수들을 차례차례 내보내더니 결국 벌 받는 겁니다. 결국 문제 터지는 거죠. 철의 포백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습니다. 융베리야 워낙에 폼이 엉망이 됐으니 그렇다 칩시다. 비에이라, 피레스, 앙리.. 다 벵거가 마음만 먹었다면 잡을 수 있었던 우리의 레전드 워너비(;;) 들입니다. 여전히 아스날에 대해 애정을 간직한 선수들을 다 내치더니 참 팀이 이모양 이꼴이군요. 내가 진짜.. 비야레알에서 날아다니는 피레스 보면 슬프고 억울해 죽겠고 여전히 에미레이츠에 경기 보러 오거나 지난 챔스 산시로 원정때 팀 호텔까지 찾아가서 세스 반겨 줬다는 비주장 생각하면 화통이 나고.. 아이고 ㅠㅠ

그렇다고 갈라스를 계속 팀에 남겨둬야 할 만큼 그가 대단한가요? 아니라고 봅니다. 네, 그는 월드 클라스 수비수입니다. 하지만 딱히 그가 있다고 해서 팀에 큰 수비적 부스트를 느끼지도 못하겠고 없다고 해서 큰 누수를 느끼지도 못하겠습니다. 곁에 좋은 커맨딩형 수비수가 있다면 갈라스도 무척이나 잘 할수 있겠죠. 하지만 그건 뚜레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뚜레와 갈라스 중에 택하라면 전 주저않고 뚜레를 택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갈라스가 좋은 경기를 한 적도 있지만 대다수의 실점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도 바로 갈라스입니다. 어차피 갈라스가 우리팀에 오래 있을 거란 생각은 한 적도 없고, 겨울 이적 시장에 클라스 있는 수비수 하나 영입하고 다음 여름에 또 하나 영입해서 갈라스와는 빠이빠이 했으면 좋겠네요.

클럽 내부 사정은 알 바 아닙니다. 누가 욕지거리를 했건 아니건 피치 위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 이상 외부에서는 관심 끊어도 됩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 버렸고 어딜 가나 이 뉴스를 볼 수 있는데 대체 갈라스가 런던으로 돌아와 어떻게 뒷처리를 할 것인지 심히 기대가 되네요.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막장 팀 스피릿을 재확인 할 수 있을지도? 앞으로 어떤 막장을 더 봐야 하는 것일까요. 현재 이 팀은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엉망입니다. 말 그대로 콩가루 집안.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매치 데이가 기다려지는게 아니라 무슨 일이 더 일어날지 두렵습니다.

Fuck off, Gallas.


+ 테오의 주급을 FA에서 대신 내줄수 있다네요. 주당 최대 10만 파운드까지. 처음 2주간은 5만 파운드까지 가능하고 그 후부터는 10만 파운드라고. 근데 FA가 직접 내는 건 아니고 FA의 여러 보험사들에서 내주는 거라네요-.- 단 우리가 보상 요구를 해야 합니다. 벵거 테오 부상은 '사고'였다는 것을 인정했고 아직 보상 요구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해봤다는데 젭라 하길 바랍니다. 아오 승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