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챔스 8강]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있다...

Louisie 2010. 4. 1. 06:22
Champions League q/f 1st leg
Arsenal 2 - 2 FC Barcelona

Goals: Walcott 69, Fabregas 85 pen. Ibrahimovic 46, 59.
Booked: Fabregas, Song, Arshavin, Diaby, Eboue. Pique.
Sent off: Puyol.


아주 고생해서 삽질을 해가며 만들어낸 조그만 희망의 길. 이게 2차전에서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전반 초반 20분과 후반에 골 먹히던 전후만 제외하면 기실 5:5의 경기였다고 보는데.. 전반에는 알무니아가 계속 막아줘서 버텼고 그때 골을 먹히지 않은게 자칫하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는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후반 초반에 애들 집중력 부족한 틈을 타서 실점만 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었을 텐데. 두번째 골도 비슷한 패턴으로 먹히고.. 우리가 압박이 너무 없었다. 특히 초반 20분동안 애들의 플레이는.. 바르샤가 잘하기도 잘했지만 --패스, 무브먼트, 압박, 터치, 기술 모두 바르샤가 우위였다-- 우리가 너무나도 플레이다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이렇게나 무기력하게 당하는 아스날은 몇 년 만에 처음이었을 정도로... 마치 우리가 약팀 상대로 요리하던 걸 그대로 당하는 느낌이었달까. 걍 총체적으로 절망적이었다.

게다가 아르샤빈의 조기 교체와 무리해서 출전시킨 갈라스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 카드를 제대로 써보지 못했고. 아르샤빈 대신 들어온 에부에와 갈라스 교체해서 들어온 데닐손이 중간은 가주었으니 다행이지만... (데닐손은 최근 다른 경기와 비교해 보면 오히려 준수한 수준이다.)

벤트너가 전방에서 피딩이며 패스며 아무것도 못해줬지만 --후반엔 어시도 세우고 괜찮았지만 전반은 정말 로빈 부르짖게 만드는 플레이였음-- 그보다는 중미가 진짜 최근 본 중미중 가장 허섭... -_- 쏭은 괜찮았는데 세스크랑 디아비가 아주 동반 굴삭기를 가동하며 경기를 시원하게 말아드셨다. 디아비는 다시 쩌리짱 모드로 회귀해 버렸고 세스크는 지난 경기에서도 몸도 안 좋은데 무리하게 경기 계속 뛰면서 팀에 마이너스 영향 끼치더니 오늘도 마찬가지.. 정말 너무너무너무 못했다. 세스크한테 화난 적이 딱 두 번 있는데 지난 버밍엄전이 처음이고 두 번째가 오늘. 참 밉기도 미웠지만.. 교체해달라, 아니면 나스리를 중앙으로도 옮겨달라고 빌었지만. PK를 강하게 차 넣은 주장다운 기개와, 뿌욜의 반칙때문에 당한 부상을 달고서도 뛰는 근성을 보고서는 또 밉단 말이 쑥 들어가더라.. 그 마음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 얼마나 뛰고 싶었겠어.

그런 의미에서 아르샤빈과 세스크의 부상은 큰 악재라고 보긴 어려울 듯 하다. 아르샤빈보다는 세스크의 부상이 더 길어진 공산이 큰데, 어쨌든 세스크는 경고 누적 때문에라도 못나오는거고. 이참에 좀 쉬었으면 좋겠다. 최근에 둘 다 안 좋은 몸상태로 경기 나오면서 오히려 경기에 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둘 다 에이스니 몸 좀 안좋다고 고지식한 벵거가 뺄 리도 없고...-_-

다행이 우리에겐 중미스리라는 옵션이 있다. 오늘도 사이드/중앙을 헤집으면서 유일하게 축구다운 축구를 보여준 스리. 드리블링으로 바르샤 선수들 사이를 누빌 수 있는 유일한 선수였다. (이걸 아르샤빈도 해줬어야 하는데-_-) 2차전에 드리블링이 되는 중미라는 나스리를 갖고 좀 더 흥미로운 축구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교체된 테오도 정말 잘해 줬고. 사실 로사가 나오는게 더 나을꺼 같다고 했었는데, 정말 카펠로 버프를 받아서인지 뭔지(...) 테오가 아주 날아 주셨다. 14번 달고 앙리가 보는 앞에서 골을.. 정말 대견했다. 나스리 - 벤트너 - 테오로 이어진 과정도 아주 seamlessness했고. 레알 돋았다 ㅠ ㅠ 바르샤 수비를 농락하고 다닌 테오. 2차전에도 기대한다.

호재라면 바르샤의 레귤러 센터백이 둘 다 결장한다는 것인데.. 영향이 없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2차전에 희망을 100% 걸기도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희망의 길을 닦아 놓았고 포기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오늘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6일 후에 봅시다. 주말에 울브스를 보약으로 먹으면서.. 맨유의 패배를 기원...-_-

덧. 과르디올라 이 망할. 기어이 앙리를 내보내다니. 앙리의 얼굴은 어딘가 죄책감에 휩싸인 표정이어서 마음이 싱숭맹숭했다. 그나마 에미레이츠라서 다행이었을까.. 그러나 앙리의 폼은.. 음. 교채되어 들어올 때 기립박수, 경기 끝나고 기립박수.. 참. 기구한 운명이다. 이런 건.

덧 2. 즐라탄. 너도 참. 왜 벤트너랑 비슷한 캐릭터인지 알겠어.. 고마워 ㅋㅋ

덧 3. 테오 남아공 월드컵 예약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