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EPL 11R] 막장
Louisie
2008. 11. 2. 03:12

...
Barclays Premier League
Stoke 2 - 1 Arsenal
Goals: Fuller 11, Olofinjana 73.
Booked: Higginbotham, Sidibe, Delap, Cresswell. Adebayor, Fabregas.
Sent Off: Van Persie (76).
Arsenal: Almunia, Sagna (Walcott 57), Toure, Silvestre, Clichy, Denilson (Van Persie 65), Fabregas, Song Billong, Diaby, Adebayor (Vela 72), Bendtner. / Subs Not Used: Fabianski, Nasri, Ramsey, Djourou.
Stoke 2 - 1 Arsenal
Goals: Fuller 11, Olofinjana 73.
Booked: Higginbotham, Sidibe, Delap, Cresswell. Adebayor, Fabregas.
Sent Off: Van Persie (76).
Arsenal: Almunia, Sagna (Walcott 57), Toure, Silvestre, Clichy, Denilson (Van Persie 65), Fabregas, Song Billong, Diaby, Adebayor (Vela 72), Bendtner. / Subs Not Used: Fabianski, Nasri, Ramsey, Djourou.
막장도 어떻게 이런 막장이 있을 수가.
데발이가 부상당하고 벨라와 교체되면서부터 '이 경기 점점 막장으로 치닫는 향기가 나는데..' 라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이게 이 정도로, 내가 본 아스날 경기 중 최악의 경기라는 타이틀(?)을 차지할 만큼 막장으로 치달을 줄은 몰랐다. 헐 시티전까지만 해도 이보다 더 최악일 수가 있을까 했는데 역시 추락하는 아스날에는 한계가 없군.
스토크 시티에 인간 투석기가 있다는 것은 프리미어리그를 보는 사람이라면 다 안다. 그걸 벵거가, 우리 팀이 몰랐을 리는 전혀 없고 코너킥 셋피스에 약한 우리가 코너킥보다 더 정확하게 날아오는 플라잉 스로인에 실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지나가는 코흘리개 구너 꼬마애도 알았을 것이다. 대비를 한 흔적이라고는 전혀 없다. 경기 시작한 후 처음 한 스로인에서 바로 골을 먹히더니 후반에 가서 똑같은 패턴으로 또 먹혔다. 이게 어떻게 타이틀 경쟁을 해야 하는 빅4의 모습이란 말인지. 기가 막힌다. 실점할때 난 진심으로 웃음이 나왔다. 이젠 속이 타지도 않는다. 그저 올게 왔구나 하는 생각에, 기대를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아스날의, 벵거이 무력함에 웃음이 나온다.
벵거의 선발라인업 선택이라던지 왜 교체타이밍을 더 빨리 가져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분석하고 싶지도 않다. 벵거가 정말 경기를 바꿀 마음이 있었다면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를 들어가야 했었다. 선수가 부상당하지 않는 한 벵거가 전반이 끝나마자자 선수교체를 하는 건 내가 본 적이 없다. 경기를 바꿀 선수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교체카드를 그렇게 쓰지 못하는지 당최 범인의 머리로는 이해가 안 간다. 뭐 그렇다고 오늘은 교체되어 나온 선수들이 잘 한것도 아니지만. 벵거도 짜증나고 선수들도 짜증난다.
수요일 밤에 북런던 더비가 그렇게 끝나고 난 이후 라커룸에서 우리 선수들끼리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싸웠다는 말이 더썬에서 있었는데, 난 이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팀 분위기는 '우리는 한 팀'이라는 스피릿이 전혀 안 보였다. 힘들 때일 수록, 어려운 때일 수록 함께 뭉쳐 이 상황을 헤쳐 나가자는 그런 정신이 전혀 안 보였다. 더군다나 로빈의 그 정신 나간 반칙은 도대체 뭔가. 로빈 팬으로서 그 반칙에 정말로, 너무나, 눈물 나올 정도로 실망했다. 3년 전에나 하던 그런 어처구니없는 멍청한 반칙을 어떻게 지금 할 수 있는지. 그래, 지난 경기 끝나고 나서 가장 짜증났던 선수들 중 하나는 로빈이었을 것이고 그 라커룸 싸움에 분명히 한 몫 했을 것이다. 짜증은 이해한다. 자기가 다 만들어놨던 걸 본인 교체되고 나서 다 말아먹었으니 열이 받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게 다음 경기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되는 거다. 끝난 건 끝난 거고, 다음 경기부터는 그나마 형이고 짬밥이 많은 로빈부터 나서서 다시 잘 추스렸어야 했다. 어쩌자고 이런 건지 정말.. 로빈의 골키퍼 차징에 시원하지도 않고 이해할 수도 없다. 남아서 피치 위에서 골을 노려도 시원찮을 판에 반칙을 해서 나가? 속상하다. 소렌슨의 시간 끄는 반칙에 한번 욱 해서 들이받은 결과가 뭔가? 잘못하면 스트레이트 레드로 3경기 출장 정지를 당할 수도 있는데, 1경기만 출장하지 못한다 해도 맨유전은 날아갔다. 이제 정말로 성숙해졌다, 우리 로빈 호롤롤로 했던게 다 부끄러워진다.
로빈 퇴장, 데발이 부상, 테오 부상, 사냐 부상.
진 것도 짜증나는데 다음 경기부터가 더 걱정이다. 이게 대체 뭔지...
이번 시즌 들어와서 매번 한 경기 잘하고 한 경기 못하고, 그러고 나서 '바운스백' 외치고 나서 또 다시 한 경기 잘하고. 이런 패턴이 지겹도록 반복됐었다. 언제나 그렇게 바운스백을 외치면서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투덜거린 적이 있었다. 어쩌면 이제부터는 그 불평이 사치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어지는 리그 일정이 맨유전, 빌라전, 시티전, 첼시전... 스퍼스가 그랬던 것처럼 서서히 나락으로 떨어질 지도 모른다. 한번 팀 분위기가 개판이 되기 시작하면 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있어도 걷잡을 수가 없어진다. (지금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이제 정말로 큰 위기에 닥친 것만큼은 사실이다.
어떻게 되든 간에 난 아스날이라는 '클럽'은 언제나 사랑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클럽에 애정이 떨어지고 있다고 느낀 적은 없다. 하지만 점점 벵거에게 신뢰를 잃어가고 있고 선수들에 대해서는 참을성을 잃어가고 있다. 지친다. Arsene Knows? 정말로 아슨이 다 아나? In Arsene, We Trust? 정말로 벵거만 믿고 우와우와 하면 모든게 다 해결될까? 난 이제 벵거를 향한 저 두 가지 응원이자 격언에 찬성할 수가 없다. 벵거는 정말로 컨트롤을 잃었다. 당장 벵거를 자르자는 말은 결코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벵거까지 잘랐다간 클럽이 완전히 방향을 잃을 거다) 더이상 벵거만 믿고 미래만 기약할 수도 없다.
런던으로 돌아오는 팀 버스 안의 분위기가 가히 상상이 되는구만.
이 막장 팀 스피릿을 규합해 줄 사람이 있긴 한가, 또?
이 꽉 깨뭅시다 우리 모두.
아 그리고 드디어 아스날에서의 첫 골을 넣은 클리쉬...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플라미니 보고 싶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니야 보고 있냐.. 우리가 요즘 이러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