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EPL 16R] 찜찜하게 마무리한 에미레이츠 은퇴;;전
Louisie
2008. 12. 7. 10:39

새롭게 개발한 골 세레머니인드슷..
Barclays Premier League
Arsenal 1 - 0 Wigan
Goals: Adebayor 16.
Booked: Van Persie. Palacios, Figueroa.
Att: 59,317
Arsenal: Almunia, Sagna, Toure, Djourou, Clichy, Denilson, Fabregas, Song Billong, Nasri (Eboue 32), Van Persie, Adebayor, Eboue (Silvestre 90). / Subs Not Used: Fabianski, Vela, Ramsey, Wilshere, Bendtner.
Arsenal 1 - 0 Wigan
Goals: Adebayor 16.
Booked: Van Persie. Palacios, Figueroa.
Att: 59,317
Arsenal: Almunia, Sagna, Toure, Djourou, Clichy, Denilson, Fabregas, Song Billong, Nasri (Eboue 32), Van Persie, Adebayor, Eboue (Silvestre 90). / Subs Not Used: Fabianski, Vela, Ramsey, Wilshere, Bendtner.
참 뭐라 운이 떨어지지 않는 경기네요. 전 이게 에미레이츠 은퇴;; 경기였는데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에미레이츠에 보는 아스날 경기입니다-- 내 마지막 경기이니만큼 좀 재밌게 플레이하고 멋진 결과를 내주길 바랬건만 70분 이후부터는 성질만 부리다 온 듯. -_- 80분 넘어서는 무승부까지 각오하면서 봤습니다. 가끔 경기장에서 본 것과 중계로 본 것의 감상이 상충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 경기가 그런 것 같네요. 전 전혀 만족하지 못했거든요. 우리 잘 하지 못했습니다. 이러니까 빌라한테 지지.. 이게 상대가 위건이니 전반 초반에 넣은 골로 어째어째 살았지 빌라같은 팀한텐 그러니까 지죠. 전원 평점 평균 정도밖에 못 줄 그런 경기였네요. 데발이만 7점, 골 넣었으니까; 어쨌든 이겼고 3점이 중요한 것이고, 경기 시작 전에 못 해도 3점만 따면 오케이라고 했으니 그냥 오케이 하렵니다.
하지만 대체 에부에에 대해서는 뭐라 말해야 할까요... 아니,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안 됐고, 나스리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뛰어야 했고, 제 포지션도 아닌 곳에서 뛰어야 했다는 걸 감안해 준다 치더라도 도대체 이건 악몽과도 같은 퍼포먼스-_-; 근데 더 이상한 건 전반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는 겁니다. 후반 끝물에 다가갈 무렵 실수가 연달아 터지기 전에는 그래도 최악까지는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차마 눈뜨고 봐주지 못할 실수를 반복하게 된 건지 모르겠네요. 후반 중반부터는 제 포지션 지키지도 않고 자꾸 포워드 쪽으로 올라오질 않나. 벵거랑 쌀옹이 니 자리로 돌아가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쳐도 자꾸 포지션 이탈. 공 잡으면 왜 그게 다 위건 선수들한테로? 특히 뚜레가 빨리 앞으로 나가라고 손짓 하는데도 말 안듣고 빠꾸하다가 위건 선수한테 킬패스 해준 건 끔찍 그 자체였습니다. 서포터들의 분노가 에부에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 건지? 자신감 상실? 에부에가 특히 심각한 실수를 두 번 저질렀을 때 홈 관중들의 반응은 라일리에게 퍼붓는 욕설 정도였다죠-_-; 물론 저도 그랬고.. 진짜 그 실수들에는 빡치더라고요. 교체될 때 야유와 환호성(물론 반어법의 환호)을 동시에 받았는데 이것 갖고도 말이 많습니다 지금. 아무리 못해도 어떻게 자기 팀 선수한테 야유를 할 수가 있냐고 말이죠.
자기네 팀 선수에게 야유를 해서 하등 도움될 게 없다는 것은 사실이고 어떤 경우에서든 '아스날 셔츠를 입고 있는 한' 경기를 뛸 때는 야유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에미레이츠 홈 관중들을 완전히 무뇌아 집단으로 치부해 버리는 일부 (현지)팬들의 의견에는 동의하기가 힘드네요. 갈라스한테도 야유를 보내지 않았던 에미레이츠입니다. 야유가 정당화 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오늘의 저조했던 경기력과 평소 에부에의 평판이 서포터들 사이에서 그리 좋지 않다는 점, 최근 아스날의 불안한 홈 경기 경기력 등이 합쳐져서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그 추운 날 에미레이츠에 앉아서 이 모든 걸 보고 있으려니 절망감이 저절로 들어서.. 야유를 보내는 서포터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그 야유가 오직 '에부에 하나'만을 향한 것도 아니었고 복합적인 원인이 에부에의 호러블한 실수들이 기폭제가 되어 나타난 것일 테니 그 기저에 깔려 있는 서포터들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죠. 거기 앉아있던 사람들이 재미로 에부에한테 야유를 보낸 게 아닙니다. 서포터들이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 중에 하나가 야유이기 때문에 그게 터져나온거죠. 지금 우리가 얼마나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파이널 휘슬이 울렸을 때에는 모두가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안도했습니다. 경기가 이제서라도 끝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고려하더라도, 오늘 에부에가 막판에 정말 무시무시할 만큼 못한 건 사실이라도, 야유는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겠죠.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 보니 이 문제를 다루는 마음이 편치가 않네요. 집에 와서 MOTD 보니 교체될 때 에부에 표정이 안됐기도 하고. 하지만 이번 일로 뭐 에미레이츠를 웸블리에 비교하거나 (잉글랜드 국대 선수들은 웸블리를 무서워합니다. 웸블리 홈 관중들이 자국 선수들한테 야유를 하기로 악명이 높아서) 우리 선수들이 무서워서 어디 경기 뛰려고 하겠냐, 에부에 다시 경기도 못 뛰는거 아니냐 그런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건 너무 오바라고 보고요. 에부에가 다시 돌아와서 잘 한다면 서포터들은 또 박수를 쳐 줄겁니다. 데발이도 시즌 초반에는 프리시즌에 벌인 짓거리; 때문에 야유 받다가 지금은 다시 환호 받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에부에가 다음 경기에서는 열심히 잘해주길 바라고, 또한 구너들이 에미레이츠에서 우리 선수를 향해 야유를 하는 일도 다시 없기를 바랍니다. 경기 끝나고 펍에서 까던 팬포럼에서 까던 그건 상관 없지만 적어도 '경기장 안'에서는 자기 선수들을 100퍼센트 지지해 줘야 하는게 서포터이니까요. 다 같이 반성은 해야겠죠. 이건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약속 해 봤자 이제 보러 갈 경기도 없구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에부에를 교체한 벵거의 결정은 옳았다고 생각하구요. 하지만 실베를 왼쪽 윙으로 보낸 건 이해가 안되구요.. 교체되어 들어온 실베나 에부에나 사실 그게 그거던데-_-;;; 벨라나 윌셔를 내보내 보지 도대체 벵거는 겁이 나는 건지.. 스토크 시티 상대로 퍼거슨은 17살짜리 웰백 내보내지 않았었어요? 갸 골이 MOTD 11월 이달의 골 후보에도 올랐던데.. 이런거 보면 벵거가 의외로 소심한 거 같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윌셔 오늘 하프 타임에 몸 풀다가 선발 선수들 다시 피치 위로 나올 때 벤치로 돌아가려는데, 다른 선수들 다 총총 걸어가는 윌셔 무시하거나 암 말도 안하는데 데발이가 윌셔 잡아서 괴롭혀요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윌셔 잡아서 빙 돌리고 뭔 말 하고-ㅅ-;;; 아 왜 막내 괴롭히냐 데발아 ㅋㅋㅋㅋ 너보다 8살이나 어려 ㄱ-
사실 오늘 골 운이 없었다는 점에서는 또 그리 나쁜 경기라고만 볼 수도 없기도 합니다. 세스가 오늘 킬패스 여러번 보내 줬는데 데발이 로빈 다 날려먹고 ㅠㅠ 그래도 데발이는 골대라도 맞췄지 오늘 로빈은 슈팅이 다 -_- 첼시전에 너무 기력을 소진했나.. 그래도 골만 넣었다면 로빈도 좋은 경기 가진 것일텐데 아쉽네요. 러닝, 패스 다 좋았는데. 오늘이 제 마지막 경기인만큼 훼이보릿인 로빈이 골 넣어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끄응 ㅠ.ㅠ 넘 아쉽ㅠ.ㅠ 데발이는 역시 위건 수비진들 부벼 주고 공간 넓혀 주고 오늘 데발이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코너에서 공 따내는 것도 괜찮았구요. 개인적으로 MOM. 데닐손은 윙어로 나오니 훨 낫네요-_-; 좋은 슈팅도 있었는데 아깝게 골대 구석 맞고 나가고.. 그게 운 좋은 날에는 맞고 안으로 들어갈 텐데; 이렇게 또 윙닐손이 되어가는가. 하지만 이게 '낫다'는 거지 '만족적'이라는 얘기는 아니라서.. 젭라 벵거 컨버팅은 그만. 대체 이놈의 땜빵식 컨버팅은 언제 가야 그칠 건지. 그러니까 나스리 빠지면 윙부에, 윙부에 빠지면 윙은별 이런 이상한 선수구성이 이어지지.. 대체 이런 빅클럽이 어딨냐고요. 아오 답답해. 그리고 대체 나스리는 왤케 부상을 자주 당한답니까. 오늘 태클이 심하게 들어가긴 했지만 이건 뭐 로빈을 능가하는 유리몸이 되려고 그러니;;; 너 자꾸 이러면 곤란하단다.T_T
수비는 오늘도 불안. 뭐 주루는 잘하더군요. 뚜레도 부상에서 처음 돌아온 것 치고는 나쁘지 않았고. 뭐 포백이 불안했다기보다는 미들에서 전혀 압박이 없어서 뻥뻥 뚫렸다는 게 맞겠지만... 위건 애들이 좋은 기회를 잡아도 모두 난사를 해줘서 다행이었습니다. 불안해 죽는 줄 알았네요 진짜. 이것마저 비겼으면 저 오늘 뭐 하나 부시고 왔을지도.
좌우지간 또 다른 3점입니다. 그리 잘한 건 아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결국 남는 것은 승점 3점. 맨유전 이기고 빌라전 졌던 것을 반복할까봐 살짝 겁도 났는데 승리를 이어가서 다행입니다. 아직 배울 점도 많고 오늘도 크게 만족할 수는 없지만, 부디 그저 어떻게든 계속 이겨 나가주길. 일단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3점', 또다시 새로운 '3점' 그것 뿐이니까요.
+ 굿바이 에미레이츠.
11+1 경기는 이로써 여기에서 끝. 12경기에 대한 총 감상은 CAE 시험 마치고 와서 올릴게요.'ㅅ' 오늘 킥오프 전에 다같이 노래 부르면서 에미레이츠까지 행진한 것도 동영상으로 찍어 왔는데 그것도 조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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