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EPL 22R] WE'RE TOP OF THE LEAGUE

Louisie 2010. 1. 21. 08:33

리그 톱

Barclays Premier League
Arsenal 4 - 2 Bolton

Goals: Rosicky 44. Fabregas 53. Vermaelen 65, Arshavin 85. Cahill 6, Taylor 28 pen.
Booked: Clichy. Muamba, McCann.


이렇게 극적으로 리그 톱이 되기도 어려울텐데.. 4-2로 역전승을 거두며 아스날이 22라운드만에 리그 톱에 올라섰습니다. 감개무량하네요. 아무리 벵거 말마따나 산술적으로 의미가 없는 1위라고 할지라도 그 많은 어려움을 다 겪고 이 자리에 올라섰으니 마음이 아주 벅찹니다.

기실 오늘 경기를 2점차 이상 승리하면 1위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아주 쉽게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연이은 실책 두 번이 모두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2-0으로 몰리는 상황에 빠졌죠. 질 거라고 생각은 안 했으나, 비기는 것도 안 되며 무조건 이겨야 했기 때문에 조바심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이놈의 팀은 '이것만 이기면 XX!!' 이런 상황에선 어떻게 한 번도 못이기냐고 볼멘 소리도 하고.. 참 근데 결국은 4골이나 넣으면서 역전 승리했고, 승리 뿐만이 아니라 2점차를 이뤄내며 1위에도 오르고.. 대단합니다. 오늘 경기가 끝난 후에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박수를 쳐 줬습니다. 아쉬운 장면들도 분명 있었지만, 이기려는 끈기와 의지 및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준 멋있는 경기였습니다.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벵거에게 고맙네요.

경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끝에 덧붙이도록 하지요). 첼시가 한경기 이기면 다시 뒤집어질 점수차긴 합니다만, 이건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큽니다. 첼시에게 3-0으로 대패한 이후 11점차로 뒤져 있던 아스날이 8경기만에 1위로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부상으로 많은 레귤러들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로빈의 아웃은 뼈아픈데 말입니다. 지난 시즌과 지지난 시즌에라며 볼 수 없었을 모습이죠. 확실히 어린 선수들은 성장했습니다. 동기 부여도 확실히 되어 있죠. 우리를 무시했을 --사실, 팬들조차도 무시했었죠.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야 한결같지만, 저부터도 첼시전 패배 이후 우승에 대한 욕심을 버렸으니까요-- 첼시와 맨유에게 우리가 진정한 타이틀 컨텐더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를 증명한 이후 진정한 타이틀 도전은 지금부터입니다. 벵거의 말을 빌리자면, "갈 길은 멀지만 난 그들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믿습니다."

어제 세스크가 주장직을 맡으면서 썼던 출사표를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아스날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을 때 리그 최연소 주장이 되면서 했던 세스크의 말들의 울림이 새롭게 와닿더군요. 특히 마지막 문장의 결연함이란...
"우리는 우리를 향한 모든 비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만 한다. 우리는 모두 하나이며, 우리는 이 나라와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팀 중에 하나라는 것을."
여기서 한번 더 엎어질지도 모르고, 앞으로 이어질 죽음의 4연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지도 모르고, 그럴 때마다 냄비 서포터인 저는 또 분노하고 슬퍼하고 땅을 치겠죠. 그러나 믿는 마음이 더 강합니다. 친구 몇몇과 함께 리그 최종 순위 내기를 했는데 전 아스날 1위에 걸었어요... 2007/08 시즌에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고 믿습니다.하면 다 죽었어


(+) 오늘같은 날엔 감상이 손발이 두잇해도 괜찮잖아요?

(++) 경기에 대해서 좀 얘기하자면...

그 이름도 찬란하여라

@ 세스는 괴물입니다. 세느님, 갓세스. 리그 11골 13어시- 이게 사람이니? ㅠ ㅠ 오늘 골 넣는 장면에서는 앙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현재 리그에서 세스와 어깨를 겨룰 미드필더는 없습니다. 제라드? 람파드? 모두 현재 폼으로는 세스보다 아래죠. 누가 세스만큼 강력한 포스를 내뿜는단 말입니카. PFA 올해의 선수 시상이 2월에 있는데요, 전 세스가 이 상을 수상할 거라고 80% 확신합니다. 드록바가 네이션스에서 돌아와 미친듯이 처넣지 않는 이상은... 전 사실 세스를 중앙에 놓느라 중앙에 서야 가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로사, 나스리, ㅎㄹ같은-- 희생해야 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희생하고서라도 세스를 공미자리에 둬야 하는 이유는 이제 자명합니다. 그는 대단하니까요.

@ 로사의 44분 골이 오늘 경기를 구하는 시발점이 됐죠. 골 넣기 전까지는 로사도 그리 잘하는 건 아니었는데 역시 클라스 어디 죽나...ㅠㅠ 왓 언 앱솔루트 뷰티! 그 이후론 잘했어요. 한 주에 두 경기나 선발로 뛰다니 혹사했다 (...)

@ 베르마신 그동안 잠잠했던게 (19경기만에 골 ㅋㅋ) 다 이걸 위한 거였어? 오늘 수비는 좀 별로였는데, 캬아.. 골장면에서 그 움직임이란 가히 공격수의 그것;;; 슛팅력은 우리팀에서 로빈 다음으로 좋고..; 움직임도 끝내줍니다. 괜히 벤트너랑 자리 바꾸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니죠ㅋㅋ

@ 아르샤빈은 뭐랄까.. 요새 그리 썩 성에 차진 않아요. 전에도 말했듯이 혼자 하려는 경향이 과도해서. 그러나 이런 골들 때문에 이분을 욕할 수 없는 겁니다 -,.- 그저 클라스. (근데 스루패스는 좀 사람 보고 하자) 테오가 화낸 장면은 사실 테오한테 줘야 맞는거죠. 테오한테 줬으면 그냥 골이었을걸요.

죽지 않아 버미네이터!!!

@ 클리쉬 나오니까 청량리 잠ㅋ수ㅋ 선수 하나 바꾼게 이리 다르나... 첫번째 골에 미스하긴 했지만, 그래도 트라오레 안보게 된게 어디냐 싶습니다. 아니 '어디냐' 정도가 아니죠.

@ 2번째 골 장면이 좀 그렇긴 했지만. (사실 우리한텐 잘못 없죠, 심판 잘못이지-_-;;;; 심판이 멈추지 않는 이상 선수가 쓰러져 있던 말던 경기는 진행해도 되니까요) 우린 PK 받을거 못받았으니 쌤쌤.

@ 데닐손 야임마!!!OTL 오늘의 엑스맨.. 모 님 말씀마따나 "볼튼 공격의 시발점은 데닐손"일 정도. PK 내준 것 말고도 흐름 끊어먹고 슈팅도 바보같고 별 짓을 다 했네요. 내가 역전승해서 봐주지 진짜..게다가 매치핏이 100%가 아닌 데도 이스트몬드 대신해서 나온거 같고. 정신좀 차립시다 너님아.

@ 젭라 공중볼 대처좀 잘해줘 수비진.... 무서워 죽을 거 같아. (알무니아한테 기대 안하니 님들이 잘해줘야해요.)

@ 디아비 부상이 좀 걱정되네요. 큰 부상은 아닌걸로 보이는데... 별일 아니었음 좋겠습니다. 주말엔 퐈컵이니 쉬더라도 빌라전부턴 나와야지요.

@ 카메룬이 담 경기 지면 탈락이라더군요. 져라x1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