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EPL 4R] 어쨌든 대승을 즐겨요

Louisie 2008. 9. 14. 10:17

돌아온 '갓'데발

Barclays Premier League
Blackburn 0 - 4 Arsenal

Goals: Van Persie 8, Adebayor 45, 81 pen, 90.
Booked: Warnock. Denilson.
Att: 23,041

Arsenal: Almunia, Sagna, Toure, Gallas, Clichy, Eboue (Ramsey 82), Fabregas, Denilson, Walcott (Song Billong 64), Adebayor, Van Persie (Wilshere 84). / Subs Not Used: Fabianski, Djourou, Bendtner, Gibbs.


런던에서 블랙번까지 왕복 9시간을 버스 안에서 달린지라 지금 몸도 너무 피곤하고 일찍 나가느라 잠도 부족해서 졸음이 쏟아지지만 할 일은 하고 자야 한다! 라는 일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흑흑. 전에 로그에서 썼듯이 오늘은 이우드 파크까지 원정을 다녀왔어요. 원정은 재밌었습니다. 버스를 무려 7대 정도 대절해 가더군요. 팬들이랑 같이 수학여행-_- 가는 것처럼 왔다갔다 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더군요. 중간에 휴게소에서 쉴 때는 아스날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 수백명이 버스에서 내리는게 또 장관이었습니다.ㅋㅋㅋㅋ 교복이 유니폼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이건 영락없는 수학여행삘(...) 게다가 원정은 아무래도 작정하고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응원도 훨씬 재밌고 열심히 하더군요. 오늘 여태까지 에미레이츠에서 못 들어본 응원가도 한 두 세개 들은 거 같네요.

근데 블랙번은 진짜 촌동네더라고요. 런던 살다가 블랙번 보니 이건 무슨 깡촌.. 놀기 좋아하는 벤틀리 같은 애들은 블랙번에서 뭐 하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벤틀리는 벤틀리 타고 맨체스터까지 놀러가나여' 라는 썰렁한 농담을 하기도-_-;;; 이우드 파크도 시설 별로였고요. 홈 팬들도 원정 팬들보다 더 응원이 별로고.. 이래저래 좋은 구장은 아니었네요. 우리 킥오프 전에는 버스에서 라디오로 듣고 오던 버풀v맨유 경기를 경기장 내 큰 화면으로 봤는데 (몸 풀러 나온 선수들도 경기 하다가 이거 보고 그랬다능ㅋㅋ) 버풀이 역전골 넣으니 다들 좋아하는 아스날 팬 ㅋㅋㅋㅋㅋ 이건 버풀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맨유를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퍼기의 똥 씹은 표정이 나오니 다들 너무 좋아함 ㅋㅋㅋㅋㅋㅋ 웃겼어요.

그럼 원정 얘기는 이정도로 하고 경기 얘기를 해보도록 하지용.

+ 데발이 해트트릭. 여름에 이적이니 주급이니 뭐니 해서 서포터들 눈 밖에 났던 '그리디바요르'가 '갓 아데바요르'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시즌 개막 후 리그에선 첫 번째 골인데 해트트릭이네요... 사실 해트트릭이 좀 믿기지가 않는다능-_-; 지난 경기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지만 넓게 벌려 주면서 공간 만들어주기는 계속 좋았는데, 옵사이드에도 자주 걸리고 해서 서포터들이 대체 쟨 머리가 있는거니 없는거니 막 그랬는데 경기 끝나고 보니 해트트릭.. 호곡-.- 전반 끝나기 전에 데닐손한테 잘 받아서 넣은 게 시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페널티는 원래 로빈이 차기로 되어 있었다는데 로빈이 양보한 거라네요.ㅎㅎ 울 로빈 착하기도 하지~ 페예노르트 시절 반 후이동크가 차려고 놓은 공을 지가 냅다 차버린 '면도칼 씹던 그 시절'에 비하면 진짜 성인군자 같다 ㅠㅠㅠㅠ 갓데발 응원가인 'Adebayor~ Adebayor~ Give him the ball and he will score~'도 다시 등장. 저 처음 불러봤네요 이거.. 데발이도 팬들한테 고마움 표시하고 앰블럼에 키스도 하고. 자 다시 달리는거돠. 근데 오늘 해트트릭으로 리그 골 순위 2위로.. 전 로빈이랑 데발이 공동 득점 1위인줄 알았는데 데포랑 사키가 4골로 1위더라구요-_- 언제 4골씩이나 넣은거야 얘네는.

+ 국대에서 해트트릭 하고 왔다고 벌써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우리 테오 ㄷㄷ 오늘 테오가 상대적으로 약한 레프트윙으로 시작해서 약간 걱정했는데 로빈 골에 멋지게 어시도 하고, 나중에는 라이트로 옮겨가긴 했지만 교체되기 전까지 계속 잘 했습니다. 오히려 테오 나가고 나니 오른쪽에 공간이 텅텅 비어 버려서 무지 답답했네요. 테오<->쏭이었는데 사냐 앞에 휑뎅그러니 비어있는 공간이 안쓰러워...-.-;; 테오한테 항상 걱정이었던 게 경기 중에 기복이 심하던 거였는데, 오늘은 그게 많이 없어졌더라고요.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보이고 위협을 가하는 모습에 만족했습니다. 잉글랜드의 뉴 히어로가 되어 돌아왔기 때문에 당연히 팬들한테 엄청난 응원과 사랑을 받았는데 --오늘 누가 뭘 하던 간에 무조건 '씨오! 씨오!' 부터 외치던 팬들 ㅠㅠ 로빈 골때도 득점자는 로빈인데 다들 '씨오! 씨오!'부터 외치고 ㅠㅠ 로빈은 그거 다 하고서야 챙겨주고 ㅠㅠ-- 거기에 일일이 화답해주고 감사해하는 테오도 참 이뻤구요. 아우 러블리해. 앞으로도 이렇게 발전하자 우리 아가, 궁디 팡팡~ 그나저나 테오한테 아직 덜 여물었다고 비판했던 한슨도 오늘 MOTD에서 '며칠만에 테오에 대한 내 의견을 바꿨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이보셈 사람이 그러면 되겠음? 이사람은 우리팀 선수가 뭘 하면 무조건 태클부터 걸고 본다니까요. -_- 당신이 '씨오'라고 부르는거 기분나빠 그냥 '월콧'이라고 불러!

+ 로빈 또 골. 오늘 후반전 중반엔 경기장에서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피니슁 깔끔하니 좋았고 전반에는 계속 굳. 무엇보다 부상이 없다는 게 제일!!!! 부상만 없으면 넌 평점 6점은 먹고 들어간다? 오늘 전반에 골 넣고 나서 또 한번 쓰러졌었잖아요. 진짜 개식겁. 얘 보고 있는건 심장에 안 좋아 T.T

+ 꼬꼬마들 리그 데뷔. 먼저 아론 람지는 대삽질의 트벤테전 원정 이후 처음 아스날 경기에 나왔습니다. 아롱이가 피치에 나올 당시 중미가 완전 엉망이 되어 있어서 (세스, 아롱이, 쏭, 윌셔, 데닐손이 뭐 정해진 것도 없이 바글바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하나도 몰랐는데 데발이 골에 어시도 하고, 좋았습니다. 근데 데발이 골 넣고 세레머니 하는데 와서 머리를 툭 치는 건.. 너보다 6살이나 형한테.ㅋㅋㅋㅋ 잭 윌셔도 드디어 리그 데뷔를!!! 공 잡고 패스하는거 보니 이쁘더군요. ^_^ 머리 스타일도 바뀌었던데. 여튼 윌셔는 16세 256일로 종전에 세스가 갖고 있던 아스날 역사상 최연소 리그 데뷔 기록을 깼습니다. 더불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연소 기록도 깼네요. 이것이 레코드 브레이커가 되는 첫번째 발걸음이길. 윌셔는 여전히 '최연소 챔스 데뷔 기록 (테오 보유) / 최연소 리그 골 기록 (세스 보유) / 최연소 챔스 골 기록 (세스 보유)'를 깰 수 있습니다. 고고고 윌셔!

+ 캐불안한 수비. 오늘 갈라스 욕 들입다 먹었다능.. 프리헤더 왤케 내주냐고. 산타크루즈가 오늘 결정력이 별로여서 다행이지 아니었음 -_- 근데 더 이상한 건 이렇게 불안한 수비로 3경기째 클린싯중... 그만큼 상대가 구리다는건가? 최근 3경기동안 11득점 0실점이고 리그에서는 8골 1실점으로 득실이 +7이네요. 허허? 부디 강팀 만나기 전까지는 잘 정비하자.. 그러나 왠 클리쉬 부상????????? 깁스 보나여>??????

+ 뭐 이정도네요. 경기력에 대해 걱정하는 분위기가 좀 있는거 같던데 전 그렇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봅니다. 좌우지간 골은 4골이나 들어갔으니까요.. 일단은 대승을 즐깁시다, 디나모 키예프전 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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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참, 재밌었던 거. 블랙번 골리는 누구? 바로 로빈슨. 걔 이전 소속팀이 어디? 스퍼스. 당연히 까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_= 후반전에 아스날 서포터들 바로 앞에 로빈슨이 서게 되었는데, 후반 시작하기 전에 로빈슨이 그쪽으로 오자 다들 야유로 환영. 그러나 그 야유에 여유롭게 웃으며 따봉까지 해주는 로빈슨. 이건 놀리는 건가 아니면 대인배인 건가 아니면 나도 스퍼스 싫으니까 (로빈슨이 닭집 나와서 행복하다고 했죠-_-) 한 배를 탔다는 건가...? 아, 또 하나 더. 전반 초반에 장내 아나운서가 하도 아스날 팬들이 서서 응원하니까 "어웨이 서포터 여러분들, 자리에 앉아서 관람해주시길 바..." "우우우우~~" ㅋㅋㅋ이러고 나서 바로 다들"If you love Arsenal, Stand up! If you love Arsenal, Stand~up~~"을 합창하며 (원래는 저게 If you hate Tottehnam, Stand up! 입니다. 모든 팀들마다 같은 리듬에 가사만 바꿔서 부른다능.) 자리에서 벌떡. 근성의 스날팬들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