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지역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카펠로가 흐트러졌던 기강도 다시 바로잡으면서, 2008년 유로 탈락 이후 잉글랜드는 비교적 착실히 2010년 월드컵을 준비해 왔다. 자국민들의 기대가 한껏 높아진 가운데 C조의 조편성도 미국, 슬로베니아, 알제리 등 비교적 쉬운 팀이 되면서 잉글랜드의 16강행은 거저 먹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2무, 승점 2점, 1골, 득실차 0으로 조 3위에 위치해 있는 상황. 다음 경기인 슬로베니아전을 이기지 못한다면 16강행은 사실상 어렵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세계 최고 연봉을 주고 카펠로를 데려와도 왜 이들은 오히려 점점 더 못해지는가?
잉글랜드의 지역예선 경기는 나쁘지 않았다
지역예선때부터 프랑스처럼 고전하고 올라왔으면 현재의 이 막장경기가 이해가 될 수도 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4-2-3-1, 4-3-3 등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 보고 선수 기용도 돌아가면서 하면서 박스투박스 미드필더 및 측면 크로스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보고자 했고 실제로 크로아티아전 등 명경기로 남을 만한 경기도 나왔다. 그러나 현재는 공을 아래에 붙이고 하는 속공도 아니요 압박축구도 아니요 그렇다고 뻥축구도 아니다. 헤스키-루니 선발로 내놓고 뻥축구 하겠다고? 롱패스는 아예 정확성을 잃었는데. 크로스는 번번히 실패고 공격전개를 풀어나가는 대신 선택한 뒷쪽 라인에서부터의 롱패스는 빈공간에 떨어지기 일쑤다. 카펠로가 지역예선 때 다양한 포메이션을 시전해 봤으면 분명 플랜B가 있을거다. 현재의 플랫 4-4-2 시스템은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선수 구성을 바꾸던지, 아니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도대체 왜 제라드를 왼쪽에 세우나
존 테리가 주장직을 박탈당한 후 리오 퍼디난드가 주장이 됐으나 리오가 부상으로 아웃된 이후 주장직을 맡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의 잉글랜드에서의 베스트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이건 람파드도 마찬가지. 첫경기 미국전엔 제라드가 여기에 섰고, 알제리전에서는 람파드가 여기에 섰다. 첫 경기같은 경우에는 람파드가 제라드를 보완해서 중원에서 보조해주고 만들어나가야 하며, 두 번째 경우에는 제라드가 왼쪽에서 수비부담을 더 지는 대신에 베리가 만들어나가야 한다. 결과는 차라리 전자가 낫다는 거다. 제라드를 왼쪽에 세우면 잃는게 너무나도 많다. 제라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중거리 슈팅, 박스 침입, 빠른 공수전환 등이 왼쪽에서는 전혀 할 수가 없다. MOTD에서도 나왔듯이 왼쪽에서 상대 윙을 마킹하다가 끝나버린다. 공만 쫓아가다가 지쳐서 끝이란 말이다.
람파드-제라드의 늪
결국 카펠로도 에릭손, 맥클라렌의 패착을 그대로 이어받을 것인가? 람파드-제라드 공존은 아무도 풀지 못한 세계 10대 불가사의..는 아니고, 아무튼 누군가가 이 둘의 공존을 이뤄낸다면 그야말로 신 소리를 들을 조합이다. 이름만 놓고 봐서는 터지기마 한다면야 이만한 콤비가 없는데 문제는 안 터진다. 안 먹힌다. 예선에서도 이 둘이 동시에 중원에서 뛰어서 잘됐다는 걸 본적은 별로 없다. 그 크로아티아전에서도 제라드가 없었다. 같이 둬서는 안된다. 베리-제라드만 쓰던지, 람파드-베리를 쓴다면 왼쪽에 제라드를 투입하질 말아야 한다.
조 콜은 뒀다 삶아 먹나?
나같으면 제라드 왼쪽 세우느니 조 콜 왼쪽을 쓰겠다. 두 경기 연속 조 콜을 쓰지도 않다니. 그렇다고 SWP와 아론 레논이 뭘 보여준 것도 아니다. 아론 레논은 스퍼스에서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국대 와서는 테오랑 똑같은 실수를 반복 중이다.
클럽에서 보인 경기력들은 다 어디로
웨인 루니는 "나 뛰기도 싫음"하는 포스를 발산 중. Player of the Season감의 활약을 보였던 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물론 부상이 있었지만, 그래도 현재의 폼은 너무 아니다. 더 기막힌 건 람파드. 람파드의 리그에서의 활약은 커리어 정점이다. PK몰아넣기가 있긴 하지만 골과 어시로 따져서 람파드와 비슷한 활약을 해줄 수 있는 건 중앙공미로 뛰는 세스크 파브레가스 뿐이다. 그만한 선수가 왜 국대에만 오면 이상해지냐고. 도대체 뭐가 문제냐 람파드 엉?
중앙 수비는 어쩔거고
리오 아웃때부터 예견된 바지만 JT-캐러거 콤비는 후-_- 캐러거는 국대 돌아와서 결국 한게 뭔지. 담경기는 도슨이 나온다. 도슨-JT도 심하게 걱정되는 바이다.
무엇보다 이기겠다는 마음이 있긴 한지
이기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빨리 집에 가고 싶냐? 탈락해서 입국할 때 돌맞고 싶지 않으면 제발 좀 열심히좀 해라. Pull your socks off!!! 슬로베니아 이기고 16강 간다고 해도 이런 상태로는 또 토너먼트 광탈이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라. 카펠로라는 우승청부사가 와도 어떻게 이모양이냐. 예선때 지켜봐서 알지만 잉글랜드가 아무리 못한다 못한다 해도 이보다는 더 잘할 수 있는 팀이다.
p.s. 근 한달여만의 포스팅이네요. '꾸레기 댓글 사건'이후 학업때문에 너무 바빠서 아무런 글도 못썼습니다. 현재는 기말고사 끝나고 쉬는중이고요. 월드컵 보고 있습니다.. 히히-_- 전 언제나처럼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응원하고 --우리나라야 당연히;;-- 있고요. 월드컵 잘들 보고 계시죠? ^^ 근데 사실 재미는 별로 없어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