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맛에 스포츠 본다

+ 으헝 이겼습니다 이겼습니다 이겼습니다 우승했습니다 우승했습니다 우승했습니다!!! 라파엘 나달 윔블던 2008 우승!!!!!! 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5세트 마지막 게임 어드반티지 상황에서 챔피언쉽 포인트 남겨두고 있을 땐 차마 모니터를 똑바로 바라보질 못하겠더군요. 여태까지 계속 챔피언쉽 포인트일때 다시 페더러한테 포인트를 내줘서.. 그러나 마침내 땄고, 나달은 윔블던 2008을 우승했습니다. 나달이 잔디에 드러누울때의 감정은 진짜 표현 못 하죠. 소리 마구 지르면서 방을 뛰어다녔음-_-; 너무 감격해서 울었음 -_-;; 역대 윔블던 결승 매치 중 가장 길었던 경기였는데 (도중에 비땜에 멈춘거 합하면 2시 반에 시작해서 9시 반 다되어서야 끝났다는;;;) 5세트 가서는 이게 누가 더 실력이 뛰어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정신력이 강하느냐의 문제가 되어버려서. 너무 수고했습니다. 진짜 이 맛에 스포츠 보는 겁니다. 이 맛에 ㅠ_ㅠ
+ 사실 전 축구 말고는 딱히 아주 좋아하는 스포츠가 없는데, 유일하게 축구 말고도 즐기는 게 테니스입니다. 뭐 그것도 테니스 본지 오래된건 아니고 테니스 팬이라기보단 나달 팬이지만-.- 아무튼 축구에 대해선 이리저리 분석도 하고 떠들 수 있지만 테니스는 그저 즐기는 거죠. 하지만 이번 윔블던 결승을 보면서 테니스를 제대로 좋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긴장하면서 무언가를 보기는 유로 2008 네덜란드 첫 경기에서 로빈이가 피치에 나왔을 때 이후로는 처음입니다..OTL 아니 사실 그 이상이었던 듯. 4세트 타이브레이크때는 너무 긴장해서 의자에 앉아있지도 못하고 방을 서성이며 경기를 봤고 5세트 8-7때는 하도 떨려서 눈물이 다 나더이다. 아놔.. ㅎㅇㅂㄹ에 어떤 분이 단 댓글처럼 이건 6시간 내내 승부차기를 보는 듯한 느낌. 으허어엉. 축구와는 또다른 묘미가 있는 테니스. 중독이네요 진촤.
+ 1, 2세트는 나달이 전부 이겨서 --근데 이어진 세트들의 포스 때문에 1, 2세트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쿨럭-- 혹시 이거 3세트에서 결판이 나나 했는데 역시나 황제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죠. 중간에 비 땜에 경기가 멈추지 않았더라면 나달이 그 기세 몰고가서 이겼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3, 4세트는 전부 타이브레이크까지 이긴 페더러. 페더러가 오늘 기본적인 에러가 좀 많긴 했지만 그만큼 환상적인 샷도 많더군요. 수비 하는거 보면 정말이지 저게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특히 서비스&발리와 에이스엔 진짜..ㄱ- 저 오늘 꿈에 페더러의 발리랑 에이스가 나올지도 몰라요-_-; 중요할 때마다 터져주는 그놈의 에이스 때문에 오늘 사망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발리는 하도 당해서 나중엔 포기하게 되더군요(..) 나달이 두 번인가 발리 멋지게 받아치기도 했지만요. 나달은 스트로크 장난 없었고.. 스매쉬도 멋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페더러의 미스들을 유발한 것도 나달이고, 후후. 대표적으로 페더러의 백핸드(..) 아예 페더러가 네트로 못 올라오게 하는 것도 굿이었습니다.
+ 오늘의 백미는 4세트의 타이브레이크였는데 크게 뒤지고 있다가 결국 따라잡아 이기는 페더러를 보면서 사실 좀 포기하기도 했었다죠 ㅠ.ㅠ (근데 6-6에서 8-8로 가는 상황 사이에 제 무선인터넷이 맛이 가는 바람에 이 때 나온 나달과 페더러의 환상적인 샷들을 못봤다는 거... orz) 5세트에서는 정말 정신력 싸움이었는데, 보면서 페더러의 서비스 게임을 한번만 잡는다면 우승은 나달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서비스 게임 하나 잡고 바로 자기 서비스를 듀스까지 가서 이기더군요. 물론 그 상황에서도 기어이 듀스까지 가는 페더러를 보며 참 질린다 싶었지만. 대단합니다, 둘 다. 5세트에서 진짜 기막힌 랠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거 보면서 진정 소름이 끼쳤어요. 보면서 둘 다 겁나게 잘한다는 생각밖엔 안 들더군요. 그야말로 명불허전.T_T
+ 좌우지간 페더러와 나달 둘 다 너무 잘했고,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였습니다. 윔블던 결승 사상 최고의 매치가 아닌가 하네요. 이런 경기를 봤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또 기나긴 매치 시간 때문에 지치고 힘들었을텐데도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고 멋진 매치를 선사한 페더라와 나달 둘 다 수고했고 또 고맙습니다T_T 사실 마지막 5세트는 누가 이기던지 할 말이 없었을 거에요. 누가 이겼어도 deserved to win이었고 설사 나달이 진다 하더라도 이걸로 됐다고 생각하려고 했는데 여기다가 나달이 우승까지 해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습니드아..
+ 이로써 나달의 첫 윔블던 우승 + 프랑스 오픈까지 한 해에 우승~ 이게 몇십년 만의 일이더라-_-; BBC에서 봤는데 잊어먹었네요. 쨌든.. 나달 너무너무너무 수고했고, 장하다. 황태자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날이로구나~~ 물론 나달이 황제의 포스를 따라잡으려면 하드코트에서도 더 잘해야겠지만요. 어쨌든 이젠 잔디에서도 아주 잘해주고 있고 (물론 클레이에서의 그 ㅎㄷㄷ 나달까지는 아니지만.. 지난 프랑스 오픈 결승 페더러v나달은 압도적인 나달 포스로 2시간 정도만에 끝났었는데 -_-;) 작년 윔블던 결승때보다도 더 좋아졌죠. 아직 나이도 22살밖에 안되는 나달이 계속 더 성장해주길 바랍니다 >.< 화이팅 나달~!
** WIMBLEDON CHAMPIONSHIP 2008 - THE FIN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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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스페인은 겹경사네요. 유로 우승한지 얼마나 됐다고 이젠 나달이 윔블던을 제패.. 좋겠다 스페인~
덧 2. 수상식하고 인터뷰 하는데 나달이랑 페더러, 서로를 격려하더군요. 페더러는 "라파엘(퍼스트 네임으로 불렀음ㅋㅋ) 정말 잘했고 너무 좋은 선수다.." 라고 하고 나달은 "페더러는 5번이나 우승했지만 난 이제 겨우 첫번째다. 그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라고요. 보기 좋았습니다, 훗훗 :)
덧 3. 나달 긴장할 때마다 손이 자꾸 궁디로 가긔.. 바지가 먹는거긔.ㅋㅋㅋㅋㅋ
아스날은 좀 묻어갑니다 이 승리의 기쁨에..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너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