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칼링컵] 애기들 안녕 ㅠㅠ

Louisie 2008. 12. 3. 09:4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얘..얘들아 너네 이러기냐;

Carling Cup q/f
Burnley 2 - 0 Arsenal

Goals: McDonald 6, 57.
Booked: Randall, Merida.

Arsenal: Fabianski, Hoyte, Silvestre, Ramsey, Gibbs, Rodgers (Lansbury 46), Randall (Bischoff 72), Merida, Wilshere (Simpson 63), Bendtner, Vela. / Subs Not Used: Mannone, Coquelin, Steer, Frimpong.


안녕하세요 어제 새벽에 블로그 버젼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난리쳤다가 4년간 써온 40만 힛을 향해 달리는 블로그를 날려먹을 뻔 했던 전나쉬입니다. ㄱㅅㄱㅅ.. 완전 개뻘짓 했네요 정말; 너무 바보 같아서 말하고 싶지도 않음. 여튼 블로그 잘 살아 있는거 보면 아시겠지만 다행이 죽지 않았어!! (추가: 글 다 올리고 나니 이번에는 댓글이 안달리는 문제가 발생하네요? 이거 고치는 데 또 시간낭비 했는데 알고보니 또 해결법은 간단했음. 역시 내 인생은 삽질.. 혹 댓글이 안 달리는 문제가 발생하셨던 분들 죄송합니다 ㅠㅠ)

...우리 애들이 죽었을 뿐oTL

슬프지도 않고 절망적이지도 않고 그냥 황당하네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언론들도 이걸 어떻게 기사로 써야 할지 황당해 하고 있을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16강까지는 9골 0실점을 기록하며 파뷸러스, 브릴리언트, 아웃스탠딩, 어메이징, 썸튜어스 등등 온갖 좋다는 형용사는 다 달고 다녔고 이 팀이 아스날 1군까지 이기는 거 아니냐는 소리도 있었는데 오늘 경기는.. -_-;; 이게 위건전, 셰필드전을 뛴 선수들이랑 같은 애들인지 궁금해질 지경이더이다. 처음 어웨이 경기를 하는 거라 약간 걱정이 되긴 했어도 은별이도 있고(쿨럭) 벤트너도 다시 돌아왔으니 당연히 이기겠다 생각하고 4강 누구 만나지 이런 걱정이나 하고 있었는데 대체 이게 뭥미...ㅠㅠ 그냥 황당하기 그지없어요.

오늘 선제골을 먹힌 게 너무 크리티컬했습니다. 아직 한 골도 먹혀본 경험이 없고 더군다나 선제골은; 딱 봐도 애들이 우왕좌왕 하더군요. 이럴 거라 생각은 못 했겠죠. 어린 애들이라 이제까지 그렇게 잘해왔으니 오늘도 잘할거라는 자만감 비슷한 자신감도 있었을테고 위건도 이겼는데 번리를 못 이기겠냐 하는 그런 콧대도 있었을 테고.. 그런데 선제골을 먹히니 대처를 제대로 못하죠. 두 골 먹히면 이 경기는 끝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그렇대요. 누구 하나 탓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11명 모두 제 실력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애들 아니었잖아 너네. 대체 그 멋진 축구를 보여주던 선수들은 다 어디로? 오늘 애들 까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네요. 끙.

일단 미드필드가 너무 엉망이어서; 패스 미스 남발에 템포 조절도 못하고 번리한테 완전히 다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랜달은 오늘 경기로 이미 아스날에서 미래가 없다고 팬들한테 버림받아 버렸고 아롱이는 전반에는 그래도 혼자 고군분투하더니 후반에는 완전히 잔디와 물아일체. 저 한동안은 아롱이가 피치 위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먹었습니다. ㅠ.ㅠ 양 윙이었던 메리다랑 윌셔는 그저 쩝... 미들이 이러니 공격진이 좋은 찬스를 잡기도 힘들었죠. 그래도 어째어째 그런 엉망인 상황에서도 골키퍼랑 1:1 찬스를 다섯 번이나 만들었는데 그 다섯 번 모두 하늘나라로. 맨 처음에 벤트너가 1:1이었던 그 때 골을 넣었더라면 아마 오늘도 대량득점 갔을지도 모르죠.. 하필 그걸 놓친 후에 얼마 안 가서 바로 골을 먹혀 버려서-_- 벨라도 벤트너도 그저 안타깝네요. 끙. (물론 벤트너는 좀 짜증도 남.. 이 이야기는 아래에;)

에효 뭐 여튼. 우리 애기들 수고했어요.
긴 말 하면서 이리저리 까고 싶지도 않고.. 그냥 컵 대회인만큼 이런 날도 있다고 생각해야죠. 아직 다 어린 애기들이니까. 전체적으로 모든 게 안 풀리는 날이기도 했고 번리도 잘했고. 물론 당연히 준결승까지는 갈 거라고 여긴지라 많이 아쉽고 안타깝고 그래도 가장 축구 보는 재미를 주던 애기들 이제 못본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지만 이 모든 게 그들한테도 피가 되고 살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수고했다 아스날 2진(..)들!!

+ 선수별 간단코멘트, 평점없음 (평점으로 애들을 두 번 죽이고 싶지는 않다!!)

파비앙스키: 파뱡이 몇 번 세이브해주지 않았으면 오늘 4-0 넘어 갔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파뱡이 안정적으로 잘했다는 건 아님. 그래도 아직 어린 골리, 더 잘 커줄거라 믿고 있습니다. 문제는 보고 배울 게 알무니아라는거.. 오늘 기름손 몇 번 작렬하는거 보면서 아 역시 보고 배우는게 중요하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 1인.

깁스: 오늘 그래도 깁스는 괜찮았어요. 뭣보다 참 열심히 함. 너무 예쁨. 깁스는 못해도 클리쉬의 백업으로는 커줄 거라고 생각해요.

은별: 벵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은별이한테 주장을 주냐;; 어째 리그에서 나오는 것보다 더 못하던 은별. 킁. 퍼거슨이 보고 있어서 긴장했니? 같이 맨유에서 버림받은 이글스는 잘만하던데?-_- '은별 삼촌과 함께하는 칼링컵 원정기' 라고 낄낄댔었는데 결국 삼촌이 기대를 배신.

로저스: 와하~

호이트: 뭐 딱히 코멘트할 게 없네요. 라이트백일 때는 나름 멋진 태클도 몇 번 있었지만 형보다 딱히 더 클거라 보이지는 않아요. 뭐 어린 애들이니까 지금 단정지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요.

메리다: 후반에 번리 선수들 멋지게 제치고 슈팅한 건 아주 좋았습니다. 그래도 메리다라도 중거리 때리는 것도 맘에 들었구요. 하지만 롱패스 남발 자제. 그거 받을 사람 없다 -_- 그리고 플레이를 좀 쉽게 하려고 노력해봐.. 벵거는 메리다와 세스를 비교하곤 하지만 세스만큼 성공하기는 힘들어 보이네요. '좋은' 플레이어지만 그 이상은 아니에요. 아 오늘 나름 성질 보여주던 장면에선 움찔.-_-;

랜달: 쇼킹. 사실 전 랜달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오늘 경기에서 오나전...

람지: 전반엔 분투했으나 후반엔 행방불명. 카디프 시절 챔피언쉽에서 번리 상대로 골 넣어봤다고 인터뷰했던 아롱, 오늘 네 장기 중 하나인 중거리라도 때려주지 그랬니. 뭐 아롱이라고 맨날 잘하란 법은 없지만 오늘은 많이 아쉬운 플레이였네요. 오늘의 경기에서 더 많은 걸 배워 자기 것으로 소화하도록.

윌셔: [각주:1]I can dream~ It's a simple thing~ ...아이고 우리 불쌍한 애기 ㅠ.ㅠ 불쌍한 내 새끼 ㅠ.ㅠ (엉?) 오늘 윌셔의 플레이에 실망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던데 사실 윌셔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으니 어쩔 수 없겠죠. 하지만 오늘 윌셔는 제 모습을 보여줄 기회조차 별로 잡지 못했습니다. 오늘 번리 수비진이 완전히 윌셔 집중 공략했죠. 애가 아예 공 잡고 달리질 못하게 파울 엄청 해대고.. 교체될 때 보니까 얼마나 파울을 당해 쓰러졌으면 그 귀여운(..) 얼굴에 생채기가;ㅁ; 교체될 때 그 표정하며 참 눈화 마음을 울리더이다. 윌셔 부정확한 패스도 많았지만 주 무기인 드리블을 보여주지 못한 건 번리의 공간 자체를 안 주는 수비와 피지컬적인 파울 때문이었죠. 이런 것에서 배울 겁니다. 맨날 잘만 뚫리는 수비진만 만나서는 얘도 뭘 배우겠어요. 똑똑하고 잘난 애니 오늘의 실망적인 경기에서 더 많은 걸 배우고 잘 클겁니다. 다 이런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거죠. 우리 애기 아직 16살이에요ㅠㅠㅠㅠ 아마 오늘 윌셔도 깨달았을 겁니다. 인생이 언제나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걸. 성장의 과정이죠, 더 멋지게 돌아올 윌셔를 기대해 봅니다. (음 근데 역시 편애가 묻어나는 코멘트군요 ㅋㅋ)

벨라: 그래도 어떻게 끝까지 해보려는 자세는 기특. 그러나 역시 끈질기게 달라붙는 수비진을 혼자서 처리하기엔 역부족이고 수비수랑 자꾸 부딪히더군요. 패스는 지난번 디나모 키예프전에서도 느낀 거지만 그닥 좋지 못하고; 아 물론 벤트너한테 보낸 그 패스는 아주 좋았지만요. 벨라가 여태 칼링컵에 나올 때마다 ㅎㄷㄷ 한 모습을 보여줘서 기대치가 한껏 올라갔지만 아직 더 배울 것이 많죠. 리그 선발은 너무 일러요. 물론 기본 그릇이 큰 아이라 몇 년 후엔 대단한 선수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벤트너: 아 벤트너 전 다 좋은데, 앞으로 한동안 '1군 주전'이 어쩌고 '출장시간 늘려줘' 저쩌고 이런 인터뷰 하지 말고 꾸준히 연습만 좀 했음 좋겠습니다. 오늘 1:1 놓친 것도 그렇지만 --번리네 골리가 너무 후덜덜하기도 했고-- 후반에 판단력이 딸려서 공을 패스도 못하고 슈팅도 못하고 결국 다시 번리 수비진한테 뺏기는 모습이 몇 번 보이자 정말 GG치게 만들더라구요. 미드진이 정말 병맛크리이긴 했어도, 그래도 1군 경험이 있는 벤트너가 어떻게 한 건 해주길 바라는 기대심리가 있었는데.. 오늘 경기로 본인도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걸 깨달았길 바래요. 일단 기본기 연습부터 더 하자 응..?

란스베리: 어 잘하네? 그나마 후반에 교체로 나와 뭔가 보여준 -.-

제이 심슨: 피지컬로 좀 후벼파주길 바랬지만 이미 번리 수비진은 단단.

비숍: 있었어?!

이 중에 몇 명은 아마 FA컵에서 보겠죠. 3라운드 대진이 플리머스랑 홈에서 하는 거니까 상대도 약팀이겠다 아마 벵거는 1군의 벤치 선수와 칼링컵 멤버를 적절히 섞을 것 같네요. 칼링컵에서 특히 재미를 선사한 벨라, 람지, 윌셔는 FA컵에서 계속 볼 수 있을 듯 하고 당장 다음주 포르투 원정에도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오늘의 경기에 너무 실망하지 말고 더 성장하는 밑거름으로 삼길 바란다, 너희들! (...사실 아직 윌셔를 더 볼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하고 있는 답 없는 누나팬.)



  1. 윌셔의 MSN 대화명.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