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멍청했던 퇴장
Barclays Premier League
Tottenham 0 - 0 Arsenal
Booked: Eboue, Clichy.
Sent Off: Eboue (37).
Att: 36,021
Arsenal: Almunia, Sagna, Toure, Gallas, Clichy (Gibbs 87), Eboue, Song Billong, Denilson, Nasri, Adebayor (Bendtner 38), Van Persie. / Subs Not Used: Fabianski, Eduardo, Ramsey, Djourou, Arshavin.
Tottenham 0 - 0 Arsenal
Booked: Eboue, Clichy.
Sent Off: Eboue (37).
Att: 36,021
Arsenal: Almunia, Sagna, Toure, Gallas, Clichy (Gibbs 87), Eboue, Song Billong, Denilson, Nasri, Adebayor (Bendtner 38), Van Persie. / Subs Not Used: Fabianski, Eduardo, Ramsey, Djourou, Arshavin.
내가 살다가 북런던 더비를 비기고서 다행이라 생각하게 될 줄이야. 그것도 골리스인데...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이젠 내 팀이 슬퍼지는군요. 지난 4-4 이후 아무리 스퍼스가 막장이라도 더비의 특수성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방심하지 말자고는 생각했으나 이건 무슨 0-0... 수적 열세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잘했다고 볼 수도 있으니 스퍼스도 스트라이커들이 우리 미들만큼이나 병맛이었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어떻게 됐을지 눈앞이 캄캄하네요. 무엇보다도 일단 1점이라도 거둬서 다행이긴 하나 지난 웨스트햄전에 이어 또 다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앞으로의 경기가 더 걱정이 되는 형국입니다.
먼저 데발이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3주 정도 아웃될 것이라 하고, 혼자 넘어지면서 다친 거라 큰 부상이면 어쩌지 했는데 제 발로 벤치로 돌아와 앉은거 보면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닌 듯 하여 다행입니다. 그나마 3주로 끝난게 다행이랄까요.. ㄱ- 클리쉬는 출혈이 좀 많긴 했으나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고 단순출혈이면 그다지 큰 문제는 없을 듯 하네요. 이번 부상으로 그저 국대나 좀 쉬었으면.
다음으로 에부에 퇴장. 오늘 스퍼스도 사실 모드리치 말고는 그닥 잘한 선수도 없으니 우리가 퇴장 없이 11명 그대로 가면서 후반에 아르샤빈이 교체로 들어왔다면 어찌어찌해서 이겼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에부에 퇴장 후에 오히려 10명이서 경기력이 더 살아났다는 건 무지하게 웃기군요. 사실 에부에가 오늘 전반초반에 잘하긴 했으나, 그게 오히려 전 팀웍을 해쳤다고도 생각하기 때문에 말이죠-_-;; 너무 혼자서만 우당탕 쿵탕 했다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정말 어수선했고요 전반은. 전반은 버린 거나 마찬가지였는데. 반칙은 그저 할 말 없습니다. 너무너무 멍청했고, 이제까지 살면서 본 퇴장 중 두 번째로 멍청한 퇴장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예전에 리버풀의 마스체라노가 주심한테 항의 계속하다가 받은 레드) 첫 번째 카드는 계속 뭐라 나불대다가 쓸데없이 받고, 두 번째는 모드리치한테 보복성 발길질 -_-;; 그러고 나서 또 아닌 척 모드리치한테 감싸고.. 그러다가 레드 받는데 처음엔 죄 없는 애한테 레드 주는 줄 알고 심판 욕하다가 리플레이 보고 어이를 상실했죠. 옐로가 하나 있으면 조심을 해야지 보복 발길질이라니 심한 말로 뇌는 있는 거냐며... 민폐부에입니다. 사냐 백업으로라면 몰라도, 멀티 백업으로라면 몰라도, 다시 레드 앤 화이트 유니폼을 입고 뛰는 건 좀 생각을 해 봐야 겠네요. 원래 저는 에부에의 팬은 아니었으나 점입가경입니다. 0506때의 그 윙백부에는 어디로? (엄한 애를 제 포지션이 아닌 곳에 뛰게 하는 벵거가 사실 일차적 문제.)
데닐손은 GG. 에부에 퇴장 후로는 어쩔 수 없이 3미들로 슬희가 중앙에서, 데닐손은 왼쪽에서 주로 움직였는데 나스리가 공을 잡아서 역습시 전개를 시작하면 처달려오는 선수가 딱 셋.. 데닐손, 로빈, 벤트너. 로빈 혹은 데닐손한테 공이 가는데 데닐손한테 가면 열에 아홉은 역습이 거기서 딱 끊기더군요. 키핑도 못해, 몸싸움도 못해, 패스는 구려, 포지셔닝 황이야, 대체 할 줄 아는게 뭐야... 이젠 너무 반복되는 레파토리여서 지겹지만 '레벨이 딸립'니다. 대체 벵거는 데닐손한테서 뭘 봤갈래, 얘가 훈련에서 얼마나 그리 대단하길래.. 데닐손을 고집하며 포텐 터지길 바라는지 답답합니다. 전 어차피 나스리가 중앙으로 오나 데닐손이 중앙으로 오나 수비는 도찐개찐일 거라고 생각하고, 나스리를 윙으로 써서 버리는 것들이 데닐손을 중앙으로 써서 잃는 것보다 더 크다고 보기 때문에 벵거가 제발 나스리를 중앙으로 옮겨줬으면 좋겠습니다. 아르샤빈이 매치핏만 된다면, 아르샤빈을 오른쪽에 세우고요. 왼쪽이 문제인데 뭐 벨라를 쓰던지.. -_- [벨라 - 나스리 - 쏭 - 아르샤빈] 미들이 최소한 현재 숫자만 맞추고 하는게 없는 허수아비 미들, 병풍미들 보다는 나을 거라 생각합니다. 시도라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저 같으면.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더 잘할 수 있는 슬희가 레벨도 안되는 주위 동료들 때문에 활약을 다 하지 못하는게 너무 불쌍합니다. (그러나 벵거는 다음 경기에도 닌텐도 라인을 선발로 내보내겠죠. ^^)
로빈과 벤트너는 애는 썼지만 아쉽게 됐네요. 로빈 오늘 찔러주는 패스들 멋진 거 몇 개 있던데... 벤트너가 아니라 두두가 제 컨디션으로 거기 있었다면 어땠을지 하는 상상을 좀 해 보네요. 막판에 로빈이 보낸 패스 벤트너가 받아서 뜬금슛 날린게 들어갔다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었는데 뭐 말해 뭣하겠나요. 데발이는 솔직히 전 실망스럽네요. 오늘 부상때문에 아웃되었으나 그 전에도 별로 잘하진 못했고. 무엇보다 왜 이렇게 게을러 졌는지.. 공 쫓아다니는 수가 부쩍 줄었네요. 열심히 따내려고도 하지 않고. 이대로라면 곤란합니다. 자비도 그렇고. 차라리 제가 경기 때마다 부지런하지 못하다고 깠던 벤트너가 차라리 요즘엔 더 열심히 한다고 보입니다.
수비는 뭐 불안불안했죠. 갈라스는 촘 잘했지만.. 뚜레는 완벽한 폼 하락이네요. 뚜레의 그동안의 충성 때문에 뚜레 파는 것에는 반대이나, 선수의 하락 타이밍을 알아차리고 나면 가차없는 벵거라면 다음 여름 이적 시장때 적당한 대체자를 산다면 뚜레를 팔 것 같네요. 팔려면 갈라스를 팔아야 하는데 자존심마저 내세울 수 없는 현 우리팀의 상황이 그저 안습일 뿐입니다.
아무튼 11명이었다면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어이없게 날려먹어서 기분이 우울합니다. 상대는 다름아닌 닭인데.
하지만 그보다 더 우울한 것은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되는 이 중앙 미드필더의 심각한 레벨 부족.. 모드리치+팔라시오스한테도 털리는 이 미드필더가 로마의 데로씨 이하 미드필더를 어떻게 이기죠? 차차리 처참한 꼴 보지 말게 몇 주 후 챔스 경기 보지 말고 잘까도 고려 중입니다. 하하하?
지난주엔 빌라가 비기고, 이번주엔 첼시가 비기고.. 4위와 승점차를 계속 좁힐 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날려 버리는 아스날이네요. 4위인 첼시와는 그대로 5점차. 만약 웨햄전, 스퍼스전으로 이어지는 런던 더비들을 모두 이겼다면 승점 1점차로 쫓아갈 수 있었는데 그야말로 눈 뜨고 다 날려먹는군요.
시즌 말미에 어디에 있을지.
이젠 점점 더 자신이 없어지는게 사실이군요.

속았다는 생각만 하지 말아줘...ㅠㅠ
(+) 일단 국대주간이니 한동안 좀 쉬고, 그 후 카디프전 재경기니까 리그 다음경기인 선더랜드전부터는 다시 에부에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벵거는 어떻게 미드필드진을 짤까요? 다음 리그전인 21일까지는 솔까말 아르샤빈도 매치핏이 왠만큼 갖춰질 텐데. 두두도 오늘 서브진에 있었으니 두두도 FA컵에서부터는 좀 봤으면 좋겠네요.
(++) 경기 결과 때문에 완전히 잊혀져 버린 것 같은데, 마이크 딘이 disallowed했던 에부에의 그 골은 명백한 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딘 샓.
(+++) 에부에가 사과한다는군요. I am sorry. 두 번째 카드 받은 건 본인도 인정하나 첫 번째 카드는 왜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피치 위에서 나를 컨트롤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치만! 그치만 토튼햄이 이기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왜 이걸 보니 더 열이 받지?-_-;; 네가 어린애도 아니고 알면 컨트롤을 하란 말이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