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정보따위 갖다붙이고 싶지도 않음.
최근 리그 경기 전적: W D D D D D
최근 리그 경기 스코어: 1-0, 1-1, 0-0, 0-0, 0-0, 0-0.
리그 10무 달성. 벵거 이러고도 이제 무패란 말이 나올 수 있습니까? 이러고도 11월 이후로 언비튼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이러고도 골은 곧 터질 것이다 최소한 우리는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습니까? 오늘 경기는 선더랜드전이나 웨스트햄전처럼 10백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어떻게 상대편에게 짜증을 내고 녹음기를 트시련지? 서포터들도 참을 수 있는 임계점이 있는 겁니다. Keep the faith? 믿는거야 좋죠, 근데 언제까지나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믿어줄 수도 없는 거 아닙니까. 우리가 결과를 잘 내면 서포터들이 우리를 지지해 줄 거다? 그래서 얻은 게 또다른 닐닐 무재배입니까? 지난번 선더랜드전에서 조짐이 보였던 홈 팬들의 야유, 이젠 아주 보란듯이 나오네요. 에미레이츠에서 상대팀이 아닌 우리팀에게 저렇게 야유가 쩌는 건 처음 봅니다. 선수 개인도 아닌 팀 전체, 궁극적으로는 벵거를 향한 야유가 말입니다.
왜 언제나 같은 식이냐고요. 왜 팬들 기대치를 높여놓고 나면 다시 그걸 시궁창으로 떨어트립니까. 로마전 잘 했잖아요, 그때랑 같은 4-2-3-1을 들고 나왔는데도 왜 이럽니까 왜. 10백도 아닌데- 역시 지난 로마전 승리는 우리가 잘한게 아니라 로마가 못한 거였습니까? 그랬던 겁니까?
이제 확실해지네요. 2008/09 시즌 개막 이후 이 팀은 순전히 개인능력에 의존해서 팀을 꾸려 왔었다는 것이-_-;; 그나마 공격수들이 터져주고, 나스리가 가끔씩 터지고, 특히나 1월에는 로빈 하나에만 의존해서 경기를 하다가 완전 망해 버렸네요. 로빈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골 감각이 무뎌지면서 이제는 골을 넣어줄 선수가 필드 위에서 실종해 버리고 말았네요. 오늘 로빈이 잡았던 명백한 찬스 4개들, 그 중에서 특히 헤더들. 그것들은 진짜 넣었어야 했습니다. 1월에 아스날을 혼자서 끌어왔으니 지금 와서 탓하고 싶진 않지만, 오늘은 진짜 왜 그렇게 결정력이 부족했는지 원망스럽네요. 문제는 로빈의 이 과부하를 덜어줄 선수가 보이질 않는다는 것. 두두가 2주부상으로 다시 아웃되지 않았더라면 상황은 더 나아졌을 텐데.. 아, 말해 뭣합니까.
원채 로빈이 수비수를 달고 휘젓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한 번의 상황에서, 순간적인 시공간의 차이에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타입이라 그 칼끝이 무뎌지게 되면 그다지 큰 효과를 보기는 힘듭니다.. 지난 경기에서는 골은 페널티였어도 동료들에게 뿌려주는 패스들로 경기에 효율적인 기여를 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사실 그렇지도 않았죠.
아르샤빈 빼고는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못했습니다. 피치의 마지막 1/3에 패스를 찔러줄 수 있는 선수, 박스 안에서 제대로 된 패스를 할 줄 아는 선수, 제대로 된 크로스를 보내줄 수 있는 선수. 오직 아르샤빈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팀에 온지 한 달밖에 안된 선수가 나머지 선수들보다 주고받는 패스를 더 잘합니까? 아 진짜 복장 터져서. 요새 우리팀 패턴은 뻔하죠. 미들에서 공을 잡으면, 역습전개를 하러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것 전혀 없이, DD라인 (지난경기 하나 잘하더니 다시 본래모습으로 돌아온 DD.. ㄱ-)이 공처리 빨리 못하고 버벅댈 동안 달려가는 윙백들, 그럼 윙백들한테 공을 주죠. 공 주고 나서 돌아들어가는 움직임 없이. 그러면 윙백은 다시 중앙으로 달려오는 나스리나 아르샤빈한테 공 주고. 이미 자리잡은 풀햄 선수들 피해서 공은 다시 사이드로. 그럼 즈질 크로스와 함께 끗~ 차라리 후반에 교체되어 들어온 엡에가 잘하는 걸로 보일 정도니 참 미치고 환장하시죠. 나스리는 전반초반에 좀 잘하나 싶더니만 점점 이상해지더니 후반에는 패스하나 제대로 못 찔러넣고. 벨라는 울렁증 심각하네요. 왜 얘는 리그에서랑 컵대회에서랑 이렇게 다른가요?-_-;;; 아직 어리다지만.. 데닐손은 전진패스 시도하면 다 에러. 디아비는 전진은 좋은데 패스미스 쩔고.
그렇다고 수비가 단단? 이 수비로 어떻게 무실점이지.. 옵사이드 트랩 못 걸고, 뒷공간 노리는 패스에 번번히 당하고 (우리팀에선 보기도 힘든 뒷공간 노리기 패스 ㅋ) 뚜레 갈라스 헤매고... 하하하하.
그냥, 어이가 없네요 이 팀. 이 팀의 선수들. 이 팀의 감독 모두가.
경기 종료까지 10분 남겨둔 팀이 어떻게 그렇게 시간아까운 줄을 모를꼬.
니네들 덩줄이 우리 덩줄만큼 타기나 하냐?
진짜 이제 개강이라서 축구에만 매달려 살기도 힘들어질 거 같은데, 개강 전 마지막 경기를 이딴식으로 마치게 되다니 빡칩니다. 4위인 빌라와 5점차, 6위인 에버튼이랑 2점차. 내일 스토크 시티를 홈에서 만나는 빌라가 최소한 질 것 같지는 않으니 내일이면 빌라와의 이 점수차는 6점 내지는 8점으로 커지게 되겠죠. 더 심각한 것은 만약 다음 라운드에서 우리가 또 비기고 에버튼이 이긴다면 에버튼이랑 같은 승점(47점)이 된다는 거. 오늘 리버풀이 보로한테 져서 기뻐해야 하는데 --사실상 리버풀의 타이틀 경쟁도 쫑. 20년만의 리그우승 기회를 이렇게 자기 발로 차버리다니... 쯧쯧.-- 우리 코가 석자라 기뻐할 수도 없네요.
이제 11라운드가 남았고 여기서 딸 수 있는 승점이 최대 33점이라고 할 때, 남은 경기들에서 8점을 못따라잡겠냐, 라고 생각하기는 쉽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고. 그러나 그걸 빌라가 남은 경기들 중 최소 4~5승 이상은 거둔다고 할 때 우리는 최소 7~8승을 거둬야 한다는 식으로 계산한다면 무지하게 어렵게 보입니다-_-; 11경기에서 8승을 거둔다? 최근 5연속 무재배인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그나마 쉬웠던 일정도 이젠 죽음의 일정으로 변하는데 말입니다.
축구판에 불가능은 없다, 그러니 우리가 남은 경기에서 잘해서 챔스티켓을 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불가능은 없기 때문에 빌라가 우리를 제치고 빅4 판도를 깰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Impossible is nothing인지는 오래 안 가 결말이 보이게 되겠죠. 하지만 이젠 점점 차라리 챔스에서 우승을 해서 다음 챔피언스 리그 진출 자격을 얻는 것이 더 쉬워 보인다는 망상까지 할 지경에 이르렀네요. 젠장할.

귀여우면서도 참 슬픈 사진.
샤방아, 암쏘쏘리벗알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