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짤방 : 우리 이쁜 세순, 세스크 -_-)b
이제 이번주 주말이면 아스톤 빌라와의 EPL 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아스날의 06/07 시즌이 시작됩니다. 저로서는 2006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유럽축구를 좋아하기 시작하고, 그중에서도 결국 응원할 팀을 아스날로 결정지은 후에 맞는 첫번째 시즌입니다.
이제까지 04/05, 05/06 시즌에 벌어졌던 아스날의 경기를 상당수 다운받아서 봤고, 시즌 리뷰 영상도 보았으며, 여러 경기에서 탄성을 지르거나 슬퍼하기도 했고, 아스날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결승전까지 나가는 단계를 모두 영상으로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지만 그건 모두 내가 아스날을 좋아하기 전에 벌어진 일이고, real live는 아니었지요. 이미 벌어진 일들을 다시 본 것에 불과하고, 결과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05/06 시즌에 아스날이 리그에선 4위로 자리매김하고,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했다는 결과를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본 것이니까요.
하지만 06/07 시즌은 다르겠지요. 난 아스날의 경기결과를 매주 받아보며 살 것이고,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어인 세스크가 이번주는 뭘 어떻게 했는지 매주 찾아보고 소식을 듣고 살 테니까요. 지나간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눈앞에서 펼쳐질 real을 볼 것이고 그 기쁨과 슬픔 혹은 희망과 절망 모두를 실시간으로 겪겠지요. 인생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많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 그만큼 약간의 걱정도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유럽 리그로 눈을 돌린 후 첫사랑으로 리버풀에 빠져있다가 세스크 덕택에 아스날로 넘어온 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는 겁니다. 제라드와 알론소 때문에 리버풀에서 허우적대다가 세스크가 그들에 대한 애정을 앞지르면서 자연히 클럽도 아스날로 넘어온 거죠. 그리고 아스날의 경기 스타일과 벵거 감독님의 스타일이 저한테 잘 맞기도 했구요. 그게 하나로 잘 버무려져서 결국 가장 응원하는 팀이 아스날이 된 거겠죠. (7월 25일 정도의 로그만 봐도 리버풀을 좋아하면서 세스크 때문에 정체성의 혼란을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쿨럭;;)
전 영화에서도 배우를 가장 우선시하는 것처럼, 축구에서도 일단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세스크가, 세순이가 아스날이 아닌 맨유였다면 맨유팬이 되었을지도 모르죠. 세순이가 첼시였다면 어쩌면 첼시를 좋아했을지도 모르는 일이구요-_- 결국은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세스크가 아스날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하고 있답니다. 맨유나 첼시, 리버풀의 스타일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제가 축구를 아직 오래 본게 아닌지라 무슨 스타일이다, 얘네는 이렇다, 이렇게 콕 찝어서 말하진 못하지만 경기를 보다보면 개개인이 좋다거나 신난다고 느끼는 스타일이 있지 않습니까. 그걸 전 아스날에게서 느꼈던 거죠. 아스날에 대한 첫 애정은 세스크 덕택이었지만 지금은 둘 다 좋아합니다. 그래서 세스크가 가능한 한 오래오래 아스날에 있어줬음 좋겠어요. 왜냐면 너무 빨리 아스날에서 떠나면 제 애정도 그와 함께 이동해 버릴 것 같아서요;; 초보 팬인 입장에서 클럽에 대한 애정이 특정 선수에 대한 그것을 앞서기란 어려운 법이잖아요. 그러니까 세스크가 오래오래 아스날에 있길 바래요. 나중에 주장완장도 차면서 말이죠..^^;
초반엔 저도 여자 축구팬이 처음 축구라는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혼란함을 무지 겪었습니다. 참 이상한 것이, 제 남동생은 그렇게 축구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고 나보다 월드컵을 꼼꼼히 챙겨보지도 않았는데 포지션 이름이나 전술, 규칙 등을 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더군요-_- 내가 이 녀석보다 더 아는 거라곤 오직 선수 이름 뿐(...) 그래서 한동안 되도록 많은 경기를 보면서 축구의 흐름, 전술, 규칙, 포지션을 체득(?)하기 위해 좀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은 2달 전보단 훨씬 좋아진 것 같네요. 초반엔 윙 포워드, 윙 백의 차이점이 대체 뭐야? 이런 질문을 하곤 했었으니...쿨럭 -ㅅ-;;
딱히 축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만이 모자랐던 것도 아닙니다. 칼링 컵, FA 컵, 웨파 컵, 챔피언스 리그, 유러피언 챔피언십 등등을 구별하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했어요. 뭔 놈의 컵들이 그리도 많은지; 그것들이 시행되는 방식도 최대한 빨리 알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읽어보고 그랬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내가 대학교 1학년생이고 지금 방학이라는 것 덕택이죠. 내가 고등학생이었어봐요. 특히 지금 고3이었어봐요. 이렇게 되는 건 택!도 없었죠(웃음).
아무튼 이제 그렇게 노력해가며(?) 준비한 두 달이 지나고 시즌 개막이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진 아무도 모르겠죠. 그래서 더 기대가 되요. 두 달 전만 해도 이 블로그에는 football이라는 카테고리가 없었고, 처음 만들어질 때만 해도 '언제까지 갈까'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그 '언제까지 갈까'라고 걱정했던 게 어느새 아스날의 프리시즌 친선경기나 챔스 3차 예선전을 새벽잠 안 자고 문자중계를 쳐다보는 상태까지 가 버리고 말았네요.
06/07 시즌이 끝날 즈음엔 내 자신이 어떤 상태가 되어 있을지, 세스크와 아스날을 응원하면서 이번 시즌을 보내보려고 합니다. 잘 부탁해요. ^ㅁ^
1년 후에 이 글을 다시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게 될지도 궁금하네요. 히히.
‥근데 왜이리 길어요, 이거?-_-; 별말 다 쓰다보니 한없이 길어졌네; 이제 대만전 보러 가야죠.
어제 스페인은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비겼더군요. 라울은 이제 센츄리 클럽 가입. 우리 베컴오라버니는 어쩌나-┏...적어도 이건 채우고 은퇴하셔야 하는데; 요즘엔 정말 포르투갈전이 이 아자씨의 마지막 경기가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그 불안감보다 더 큰 것은 오늘 잉글랜드의 친선경기. 밤에 악몽을 꿔서(진짜 끔찍한 악몽이었어요) 왠지 질 것 같아요, 잉글이...후덜덜! 밤에는 잠자고 재방송 보려고 했는데 아마 생중계를 보게 될 듯 합니다-_-;
아 맞다, 토레스가 머리 삭발했더군요...아놔 !#$%^&*%
football+ 카테고리의 60번째 글입니다.
단기간에 이토록 많은 글이 모인 적은 처음이네요-_-;; 니시카와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