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2009/10 시즌 안녕 - the lap of appreciation

Louisie 2010. 5. 1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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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 시즌이 마지막 라운드 풀햄전을 끝으로 공식 종료했습니다. 이미 구너들 중에는 바르샤전 이후 연패에 지쳐서 자체 시즌 종료하신 분들도 많지만..ㅋㅋ the lap of appreciation까지 마치면서, 이번 시즌은 정말로 작별을 고하네요. 언제나와 그렇듯이 시원섭섭한 마음. 올해는 월드컵을 기다릴테니 좀 덜하긴 합니다만 뭔가 내 한 해도 끝난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군요. 그래도 마지막 경기를 4-0으로 이겨서 참 다행입니다. 스퍼스한테 밀려서 4위 하는 그런 시츄에이션이 발생했다면 그날이 지구멸망하는 날이죠. 아마겟돈... 우리는 낙승하고 스퍼스는 역전패 당해서 결국 닭이랑은 5점차로 가볍게 3위. 시즌 시작 전에 세운 목표가 3위였었는데 정말로 3위 하네요. 참 목표 달성해 줘서 고맙다잉.. 스날아;; 시즌 리뷰는 좀 더 후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일단 시즌 끝난 썰이나 풀어야죠.

0506 이후 매 시즌 입에 붙은 얘기가 "참 징하다 진짜, 이런 시즌이 또 없는것 같아"인것 같아요. 무관의 시즌 이후로 계속. 매 시즌 일이 참 많이 생겼는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일이 많았던 듯 합니다. 지난 시즌에 갈라스 사건 터지고 나서 팀 케미 막장크리로 갈때 드디어 내가 아스날 사가의 화룡점정을 보는구나 싶었는데 올시즌은 더했어...-_- 물론 그런 팀케미적 문제는 없었지만요. 항상 뭘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아스날 너 임마 고맙다.

사실 이번 시즌에 전 바르샤전까지만 해도 만족했어요. 바르샤전 진 것에 그렇게 분해 하지도 않았구요. 그건 정말 실력으로 진니까요. 그 전까지는 정말 잘 싸웠구요. 간혹가다 첼시나 맨유가 미끄러져서 우리가 리그타이틀 레이스에 살아남은 거다, 하는 의견도 볼 수 있는데. 그렇게까지 우리를 깎아내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알란 한슨조차 레이스에서 몇 번이나 미끄러지면서도 다시 돌아온 우리를 인정했는데 말이죠. 숱한 부상과 악재를 견디면서도 4월까지 타이틀 컨텐더로 남아 있었던 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칭찬을 보내야 마땅합니다. 최근 5년간 가장 리그 타이틀에 가까이 갔었지요. 07/08때는 3월에 나가떨어졌으니까.

문제는 바르샤전 후였죠. 사실 어느정도는 악바리로 버티고 있던 리그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바르샤한테 진 이후 리그 1무 3패는 정말 심했습니다. 게다가 이 중 북런던 더비 패배가 한 번, 위건전과 블랙번전 역전패가 두 번.. 셋 다 경기력보다는 정신력의 문제가 더 컸고 최소한 정신이라도 똑바로 박혀 있었고 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면 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기들입니다. 첼시, 맨유와 2점, 3점차로 겨루던게 불과 한 달 사이에 11점차로 벌어지다니.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끔찍한 기간이었어요.

올 시즌 중반동안 상상했던 그 모든 머릿속의 그림들. 종종 머릿속에 그려봤더랍니다. 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세스크가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 벵거가 환하게 웃는 모습. 셀레브레이션 하는 모습. 우리에게 정말로 우승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상상도 가능했지요. 그럴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이젠 그 모든 상상도 또 다음 시즌으로 미루어야 하지만. 바꿔 말하면 우리가 부족했던 바로 그런 부분들만 보완하면 다음시즌엔 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보강이 필수적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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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 of appreciation으로 얘기를 돌려서. 전 이 시간을 아주 좋아합니다. 한 시즌이 끝나고 서포터들은 선수들에게 수고했단 박수를, 선수들은 서포터들에게 고마웠다는 박수를.. 이 박수를 현장에서 쳐본 적은 없지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거 같아요 치는 동안. 한 시즌동안 지켜봐왔던 경기들, ups and downs, 내가 선수들과 아스날에게 쏟아 부은 애정과 시간들, 함께 꾸었던 꿈들.. 서포터와 선수가 함께 진정으로 호흡하는 시간이 이때가 아닐까 합니다.

올 시즌 선수들에게 진짜 짜증나고 싫을 때도 많았죠. 왜 없겠습니까. 다 줄세워놓고 한대씩 패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왜 안했겠습니까. (어, 저만 했나요?) 근데 또 이 세상에서 절 이정도로 이성잃게 하는 존재도 얘네밖에 없거든요. 미우나 고우나 우리팀이고, 변변하게 좋아하는 아이돌 하나 없는 제겐 --아주 없지는 않지만...쿨럭-- 아스날은 아이돌 그 자체죠. 이 세상에서 부모, 친구 말고는 가장 신경쓰는 상대. 때로는 혼비의 말을 빌리자면 내가 아스날에 신경쓰는 만큼 선수들은 아스날에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하지만. 뭐 항상 그렇듯이.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지요. 죄라면 내가 아스날을 너무 사랑한 탓이지.. 니들이 죄가 있

지. 이렇게 훈훈하게 말하지만 담시즌에 얼굴 보기 싫은 선수가 둘 셋 있는 겁니다. ^^

암튼 이번 lap of honour 때는 선수들이 첨으로 자기 아이들도 데리고 나와서 더 좋았네요. 아주 훈훈했어요. 에부에 딸들도 사냐 아이도 참 예쁘고. 같이 놀아주는 벵거도 훈훈하고. 물론 로빈-샤킬 부자는 제 혼을 다 빼놓았지만...ㅋㅋ 전 이러다가 로빈보다 샤킬이를 더 좋아하게 될 듯.. (맞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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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아카데미 선수가 될 샤킬이에게 접근하는 벵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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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냐 애기 손잡아주는 벵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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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초딩이 요기잉네?

벵거.. 그리고 벵거. The boss. 이제 다음 시즌이면 계약도 종료로군요. 긴 말 않고 벵거가 이걸로 바이바이를 하게 되든 아니면 더 연장을 하게 되든. 벵거가 떠나기 전에 뭔가를 들어야죠. 그건 꼭 보고 가야죠. 원칙주의자 로맨티스트 보스. 올 시즌에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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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 한해도 아스날과 함께 울고 웃고 롤러코스터 타고.
즐거웠고 또 행복했고 많이 화내고 분노하고 감동하고 좌절했습니다. 그야말로 108번뇌의 시즌. 이제 또 108번뇌의 이적시장이 찾아오겠지. 이제까지 그래와꼬 아패로도 계속.

to be continued.... 2010/11.

(+) 이제 저는 네덜란드 평가전에 불을 켤 듯... 생각해보니 올시즌만큼 로빈한테 징징대지 않고 버틴 시즌은 없었;;; 로빈 박순희인 제가 참 잘도 버텼어요-__- 아스날에서 못본 거 오렌지로 보충하련다!!!

(++) lap of appreciation 선두는 당연히 주장 세스크였는데, 서포터들이 we've got Cesc Fabregas라는 응원가 불라주니까, 세스 거의 막 울먹울먹... 이번 시즌 세주장도 참 고마웠어. 세스 공미가 100% 완벽히 팀에 녹아들었다고 하긴 힘들지만. 로빈이 시즌내내 건강했더라면 둘이 참 뭔가 일 냈을 것 같은데. 올 시즌에 파논개, 파관우 등등... 니 한몸 바쳐가며 아스날에게 모든 걸 다했어. 난 니가 자랑스럽다. 이젠 널 정말 우리팀 주장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있어.. 블로그에선 말한 적 없지만 생일 축하하고, 면도좀 해라 ^^; 월드컵 무사히 뛰고 돌아와. 메씨 밟아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