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거 슬로우모션으로 나올 때 정말 눈물이 핑~ 하더이다.
Barclays Premiership 16R
Chelsea 1 - 1 Arsenal
Flamini 78
Essien 85
Chelsea 1 - 1 Arsenal
Flamini 78
Essien 85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사한 거네요. 똑같은 1-1이라도, 똑같은 승점 1점이라도 우리가 선제골을 먹히고 나서 동점골을 넣었다면 기분좋은 경기 결과라고 생각했겠지만, 선제골을 넣고 나서 동점골로 따라잡히니 영 기분이 찝찝합니다. 부상과 징계로 중요한 선수들이 많이 빠지고, 그렇게나 어린 선수들로 채워진 스쿼드로 SB원정에서 1점이라도 가져온 것은 머리로는 만족할 만한 일이지만 역시 마음에선 아쉽다는 외침이 그득하네요.
2시간 동안 분명히 경기를 보긴 봤는데, 도대체 제가 뭘 본 건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납니다. OT 원정 때도 초긴장 상태에서 경기를 봤었지만, 오늘 SB 원정은 더했습니다. 긴장을 한 것도 모자라 벌벌 떨면서 봤어요. 무슨 심장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세계일주를 한 듯한 느낌입니다. 오늘 사다놓은 맥주라도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경기 내내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압박감도 그렇고, 플라미니가 골 넣은 후에는 10분만 버티면 주유소를 상대로 원정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비록 약 7분 후에 에씨앙의 지대 희한한 골-_-이 들어가면서 그건 깨지고 말았지만..
모르겠습니다. 에씨앙의 골은 뭐 우리로서는 어찌할 수 없었던 원더골이었으니까요. 우리의 수비 미스도 아니고, 거기거 그렇게 때려넣은 공이 그렇게 들어갈 줄 누가 예측이나 했었겠습니까. 전 처음에는 골이 아니라 그냥 뒤로 넘어갔다고 생각하고 '-_-' 이런 표정이나 짓고 있었다구요. 근데 에씨앙이 좋아하는 거 보고 '아.. 들어갔구나...!#%^&^*&(*%$' 하고 절망했죠. 하아. OTL
사실 오늘 첼시가 우리보다 잘 하긴 했습니다. 특히나 로벤 들어간 후에는 아주 무섭더군요.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뚫리는 모습이 연속으로 세 번이나 나오고-_-; 로벤이 서브로 있던 걸 감사해야 할 정도였음(...) 그리고 골대랑 골포스트도 여러 번 맞췄죠, 운이 없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력 선수가 네 명이나 이탈한 상태이고, 무엇보다 어려요. show me the money 치트키를 치고 세계의 월드클래스를 모아서 에디터-_-를 갖고 축구를 하는 첼시에 비해 터무니없이 어린 스쿼드(보이님이 하이버리에 올리신 것을 보고 다시금 생각하게 됬는데, 오늘 우리 선수들 평균 나이가 23살입니다. 만사마와 지바옵화를 제외하고 나면 가장 나이 많은 선수가 81년생인 흘렙이에요. 하하하하. 이거 무슨 유치원?ㅠ.ㅠ)에 몸값은 비교도 안 되는 애들이라는 겁니다. 이렇게나 열심히 뛰어준 것이 전 참 뿌듯하네요. 그리고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덧붙이겠습니다. 아마 경기를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좀 자야겠네요. (시간이 몇 시야;) 몇 마디만 하자면, 오늘 가장 잘해준 선수는 지바옵화와 흘렙이겠죠. 지바옵화는 오늘 뭐 만인이 아스날의 MOM이라고 생각하겠고, 흘렙은 마지막의 그 지나치게 폭발하는 슈팅-.-만 빼면 다 좋았습니다. 플라미니의 첫 골 어시스트도 했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11월의 아스날 이 달의 선수로 선정될 것 같은데, 요즘 계속 잘해주고 있어서 참 기뻐요. 흘사마의 그 좁은 공간에서 볼 관리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대단하다니까요. 빨리 로사가 돌아와서 베프모드 가동해야 되는데, 엉엉T_T 아, 아니다. 오늘의 MOM은 샌드포드 브릿지의 골대님이십니다. 골대님하 증말x100 감사합니다. (...)
그리고 진짜 도저히 전 파란옷 입은 주유소 알바생들을 좋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TV화면에만 나와도 뒤집어 엎어 버리고 싶은;; 선수가 몇 명 있더군요. 차마 여기서는 다 하지 못할 감정들이 표출되었더랍니다..-┏ 그 선수 욕들은 해봤자 기분 좋을거 하나도 없으니 그냥 묻어갑니다. 엠에쎈에서 충분히 많이 하기도 했고, 특히 캐쉴리에 대한 욕을 하자면 오늘 밤 새야 합니다. 너, 에미레이츠에 오게 된다면 살아 돌아갈 생각은 하지 마라.
에휴...지금 이 시간, 전 지구상에서 가장 편한 사람은 퍼영감이겠군요-_-남 좋을 짓만 했다...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