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EPL 29R] 벵갈량 동남풍이여 불어라

Louisie 2010. 3. 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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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졌어 터졌다구!

Arsenal 3 - 1 Burnley

최근 축구에서 봤던 반전들 중 가장 짜릿한 반전이 아닐까 싶네요. 주중에 이집트와의 친선경기에 나갔던 테오가 얼마나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제까지 클럽에서 했던 대로 했다면 정말 못했겟죠-- 그동안 테오를 옹호해 오던 여러 잉글 언론들로부터 뭇매를 맞았었습니다. 축구 지능이 없다, 그동안 배운게 뭐냐, 나아진게 하나도 없다.. 등등. 다 틀린 말이 아니고, 사실 그동안 정말 못하긴 못했었는데, 국대 경기로 완전히 여론이 등을 돌린 것 같더군요.

테오가 부상에서 돌아오고 나서 헤맸을 때(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테오 월콧) 벵거는 '6주 후에 달라진 테오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 후로 42일이 지났고 오늘이 정확히 6주째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터졌냐구요? 달라진 테오를 봤냐구요?

그렇습니다. 6주 드립 성ㅋ공ㅋ 전반은 어 좀 하네 오늘, 그래 열심히 해봐라 이런 느낌이었는데 후반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더니만 골까지 대박으로 하나 넣어버리고 그 후에도 계속 잘했어요. 속도로 뒷공간 파는 것만 잘하는게 아니라, 크로스와 패스도 정확히 공격수 앞에 딱딱 갖다놓고, 골도 왼발로 잘 넣었고. 오늘 공격수가 벤트너가 아니라 로빈이었으면 아마 3어시는 우습게 했을듯 (..벤트너 이놈아 ㅠㅠ). 자신감도 수직 상승된 느낌. 이건 진짜 벵갈량도 아니고... 동남풍이 볼 것이오도 아니고 6주 드립이 진짜 맞아떨어지다니 ㅋㅋ 신기해 죽겠네요. 뭐 특수 훈련 시킨 거냐구. 테오도 아마 주중에 비판 여론이 거세진 것 때문에 더 자극을 받기도 했을테고.. 그동안 참 못하는 걸 보고 있자니 실망스럽기도 실망스러웠고, 걱정도 많이 됐었는데, 이렇게 뽱 터지니 마음이 놓입니다. 남은 건 이 페이스를 가져가는 거겠지요.

벤트너는 참 날이 아닌 듯 -_- 전 벤트너 원톱을 두두 원톱보다 좋아합니다. 벤트너의 전술적 유용성과 무브먼트, 활동량, 찬스메이킹은 두두의 그것을 전부 능가한다고 봐요. 두두는 현재 우리팀의 4-3-3에서는 잘 쓰기가 어려운 존재입니다. 차후에 샤막이 와서 포워드진이 정리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두두가 아웃될 거라고 봅니다. (도의적으로 보면 두두는 가장 우리팀에서 계속 보고픈 선수 중 하나입니다만 최근에 두두가 경기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기 그지없지요) 오늘도 벤트너 나가고 나니 그마나 나던 찬스도 안났고. 물론 그걸 다 놓친 건 화나는 일이지만, 운이 지독히 없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두 경기는 연속골 넣고 어시도 했으니까. 연습 더 하고 심기일전해서 담경기에 잘하길 바랍니다. 이 개그놈;;;

중미스리 엉엉엉... 누가 우리 스리보고 쩌리스리래! 다 나와-_- 세스랑은 다른 맛이 있지요 중앙에서. 페네트레이팅과 드리블. 한둘은 우습게 제치고. 막판엔 공끌기까지. 어시도 했잖아요? 세스한테 보낸 패스 예술이었습니다. 스리와 세스의 콤비 플레이는 정말 염원하는 모습인데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오늘 무릎 나가는 줄 알고 정말 철렁했는데 ㅠ ㅠ 잘해주었다 스리야.. 근데 스리와 세스의 공존은 정말 힘든걸까요? 이게 무슨 제라드-람파드 딜레마도 아니고.

01
그밖에
막판 아르샤빈 세 번째 골은 보녁 벤트너 쪽팔리게 만드는골 ㅋ
알무니아-실베 라인은 .... OH MY EYES
로사는 언제나 잘하죠
데닐손은 so-so

리액션 보니까 세스 부상은 햄스트링 재발. 전에 빌라전에서 다쳤던 데와 같은 부위랩니다.. 과부하가 걸리니 몸이 삐그덕 거릴수밖에 ㅠㅠ 얼마나 아웃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포르투전은 일단 아웃. 큰 부상은 아닐 것 같긴 하니 다음주 정도엔 돌아왔으면 하네요. 어차피 상대하는 팀도 번리같은 중하위 도그파이팅팀이라 오늘처럼 스리 중미도 잘 먹힐 것 같거든요.

확실히 팀이 성장하는게 보입니다. 지난 경기로 애들이 반칙에 더 단호하게 항의도 하고요. 허둥대는 모습도 줄었습니다. 오늘 3점으로 아직 경기가 안 끝난 맨유를 제치고 2위.. 1위인 첼시와 61점과 동률. MOTD에서 게리 리네커옹이 클로징 멘트로 한 말이 인상적. "One England youngster and one pass master showed they've still got plenty to offer. Goodbye. (한 잉글랜드의 젊은 선수와 한 패스 마스터가 여전히 그들이 보여줄게 많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다음 시간에.)" 전 리네커가 시즌 첫 MOTD에서 했던 말로 마무리짓고 싶네요.. "Action speaks louder than words", c'mon Arse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