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EPL 32R] 적은 내부에 있다.

Louisie 2010. 3. 28. 14:22
Birmingham 1 - 1 Arsenal

원래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는 법이죠. explosion보다 implosion이 더 무서운 법. 수소폭탄이 무서운 이유가 내폭하기 때문이라나... 뭐 여튼 어제 경기에서 알무니아가 내폭을 하며 기어이 자기 손으로 2009/10 시즌 최대 우승 고비를 박살냈네요. 어째 보면 참 대단합니다. 후세 아스날 팬들이 알무니아를 '2009/10 시즌 우승을 결딴낸 선수'로 기억할 수도 있으니까요. 으하하. 그 상황에서 어떻게 뒤로 토스해서 올려 쳐낼 생각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기본기 부족인지, 아니면 갑작스런 볼이 날라왔는데 준비가 미처 안되어 있어서 헤롱댄 것인지. 뭐가 됐든 처팰 놈인 건 마찬가지지만요. 벵거도 그 골 먹힌거 보고 무척 괴로워 하던데 담 시즌 골리부터 바꾸는게 급선무라는 걸 알겠죠 이젠...-_- 파뱡 올리는 것도 안되고, 좀 삽시다. 네?

근데 뭐 사실 오늘 패인이 알무니아한테만 있는 건 아니죠. 아 패인이래.. 지지는 않았지 우리--; 킬 더 게임을 못한 잘못도 있습니다. 나스리가 세스한테서 받은 패스를 좀만 더 잘 차넣었더라면.. 아르샤빈 개발만 아니었더라면; 하지만 그보다도 전반전에 세스가 무릎을 좀 다쳤을 때 그냥 나스리로 교체해 줬더라면 경기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왜 세스를 안 뺐던 건지 이해가 안 되네요. -_- 벵거 리액션 보니 본인이 괜찮다고 해서 교체 안했다던데... 그게 뭐가 괜찮냐고, 앙? 딱 봐도 안 괜찮은게 눈에 보이는데 그 몸으로 피치 위에서 마이너스 영향밖에 더 줬냐고요. 기본적인 볼 처리도 엉망이던데. 이제까지 본 세스 경기중 어제가 최악이었어요. 본인이 계속 뛰고 싶은 욕심에 남아 있었고 그 욕심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만 벵거라도 종용해서 뺐어야지 주중 바르샤전도 있는데 뭐하는 짓인지 원... 어제 디아비가 잘했는데 데닐손과 세스크가 굴삭기 파는 바람에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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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거너 사미르 나스리

나스리는 잘 했지요. 들어가자마자 뭔가 축구다운 축구를 보여준 것도 나스리. 이젠 윙 자리에서 적응도 ㅎ 주고 있고, 원더골을 또 넣었고.. 후반기에 포텐이 터지는 구나 우리 슬희 ㅠㅠ 어제 골 넣고 나서 앰블럼 세레머니 하던데 참 이쁘기도 참 이쁘지요. 결승골 되는 줄 알고 좋아라 했더니 10분후에 대망. 경기 끝나고 나서 스리가 고개를 못 드는데 슬퍼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리그 최종반에 나스리같은 돌파형 선수들이 경기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을텐데 잘 해주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월드컵 가고 싶어 하던데 그래서 엔트리에도 들었음 좋겠고... (레블뢰 안 좋아하지만 스리가 뽑힌다면 봐야지;;)

아르샤빈은 요즘 왜 이럽니까 진짜-.- 지난 몇 경기 동안 또 팀플 잘 하고 잘 뛰길래 이제 다시 돌아온건가 했더니 또 의욕 저하의 플레이... 이러면 재미없어 샤빈아.. 최근에 한 인터뷰와 맞물려 찜찜한 기분이 드네요. 요새 카더라 통신에서는 아르샤빈 아웃설이 많이 제기되는 모양이던데 (부인이 런던에 적응을 못하는게 문제라고). 아르샤빈이 벌어다준 승점도 약 1년간 많습니다만 이렇게 의욕이 없는 플레이를 하면 안되죠.

그래서 여기서 까먹은 승점 2점. 남은 경기 전승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여기서 2점이 드랍하다니-_-; 우승 경쟁이 무지 암울해진게 사실이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죠.. 하지만 다음 경기에서 맨유가 첼시를 잡으면 그대로 쫑. 우리로서는 둘이 나란히 드랍하거나 아니면 아예 첼시가 이기는게 가장 낫죠. 남은 경기에서 어려운 맨시티 홈과 토튼햄 어웨이를 잡아야 할 테고요. 뭣보다 코앞에 닥친 바르샤전도 있고.

6연승을 달리다가 간만에 2점을 잃어서 선수들이 많이 당황했을 것 같네요. 게다가 똑같이 비긴 거라도 우리가 따라잡고 비겼으면 몰라도 잡힌 거라서 사기저하의 우려도 있고요.. 요새 선수들이 입을 모아 팀스피릿이 최고조라고 얘기하는데, 잘 나갈 때야 팀의 morale이 좋을 수 있죠. 문제는 어려울 때입니다. 한데 잘 뭉쳐서 바운스백했으면 좋겠네요. 지난 시즌에는 잘 못나갈 때마다 항상 팀 스피릿이 박살이났는데 올 시즌엔 아롱이 부상 여파도 잘 이겨냈고.. 캠벨도 있고 세스도 성장했으니 잘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암울하지만 아직 시즌은 끝이 아니니 좀 더 지켜봐야죠.. 아직은 시즌을 마무리하는 말을 하고 싶지 않네요. 이번 시즌에 우리가 어려울 때 또 기막히게 승점 드랍해준 첼시랑 맨유니까 좀 두고 보고 싶기도 하고. 일단 바르샤전이다 크아앙...

p.s. 근데 진짜 버밍엄 플레이 더럽네요--; 그보다 그런 더러운 플레이를 저지하기는 커녕 부추기는 듯하게 심판 판정을 한 병맛같은 웹이 제일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