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EPL 37R] 허무하다. (+ 강등권, 아데바요르)

Louisie 2009. 5. 1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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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팀 우승 확정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떠셨슈?


경기에 대해 크게 할 말은 없네요.
양팀 다 승부수를 던지는 과감성을 피했기 때문에 경기는 예측가능하게 흘러갔고 어느 팀도 공격에 큰 노력을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재미 없고 싱거운 경기였네요.

아스날은 수비에 지나치게 조심하느라 공격에서 힘이 빠져 버렸고 날카로움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오늘따라 공격진들 사이에서 손발도 별로 안 맞았고요. 맨유를 상대로 5골을 넣어버리겠다던 아르샤빈도 오늘 컨디션이 별로였고.. 벵거가 잘 못쓰기도 했지만요. 아예 쉐도우로 쓰든가 하지 왜 자꾸 윙에 박아버리냐고; 샤빙이가 불편하다고도 했는데 말이죠. (하긴 언제 벵거가 그걸 들었느냐만은. 그리고 윙샤빙도 우리의 다른 윙자원에 비하면 우월하긴 하지만.)

디아비는 분명 수비형 미드필더로 시작한 것 같았는데 왜 샤빙이가 수비를 하고 있고 네가 앞에 나와서 설치는 거냐.. 설쳐서 잘 되는 것도 아니고-_-; 내가 요즘 아스날을 보고 있는데.. 우린 디아비가 있음 안될 것 같아. 근데 우린 디아비가 있잖아? 우린.. 안될거야. 아마ㅋ

로빈이 원톱이면 그 앞에 박아놓고 크로스 올리는게 아무 소용 없다는거 벵거 본인도 잘 알면서.. 로빈 오늘 지원 못 받은 탓도 있지만 참 원톱으로서는 역시 아닙니다. 지난 경기는 포스트플레이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는데 오늘은. 열심히는 했지만, 비디치가 1:1로 붙어버리면 역시 힘들어 하더군요. 그럼 벤트너를 투입해서 좀 도와 주던지, 벤트너 투입해도 오른쪽 윙어로 투입이더군요. 아르샤빈과 교체된 테오는 거의 한게 없고. 몇번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잘 하고 있던 깁스를 왜 교체한 건지도 이해가 안가고.. (박군 공포증?) 하여간 오늘도 승부사다운 모습은 보지 못했죠. 그래놓고 미간 찌푸리고 추가시간 3분만 줬다고 투덜대는 벵거라니; 하아; 아무튼 오늘은 그냥 아무 의미도 없는 경기였네요. 선수들이 그래도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줬다는 것 이외에는..-.- 마이크 딘 주심이 우리한테만 카드를 너무 많이 줘서 아ㅋ오ㅋ

근데 분명 트로피는 리그 다 마치고 드는 건줄 알았는데 맨유 그냥 오늘 들데요? 뭐야 언제부터 바뀐건가; 분노하지도 않고 질투나지도 않고 그냥 허무하네요. 자존심에 심대한 상처를 입었을 뿐... 우리도 저기서 우승을 확정지은 적이 있었더랬지. 역사는 되풀이된다는게 진짜일까요? 이번엔 우리가 우승확정 경기를 바쳐드리고, 트로피 드는 꼬라지를 봐야만 하고. 그래도 주장이라고 맨유 축하해 주러 다니던 세스 참 속이 뒤집어 졌을 듯. 4년 전에는 네가 거기서 피자 던졌잖아?(..먼산)

전 배드 루저라서 말이죠. 우승 축하해 주거나 그러고 싶지는 않고.
끝까지 우리한테 희망을 걸었을 리버풀한테는 좀 미안하군요... 우리도 초 치고 싶었어, 고춧가루 뿌리고 싶었다고요 ㅠㅠ 젠장..ㅠㅠ

한가지 흥미로운(?) 건 오늘 데발이가 벤치에도 안 들었는데, 리액션 보니 벵거 말로는 부상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좀 미심쩍네요. 경기 바로 전까지 일언반구도 없다가, 금요 정례 기자회견에서도 아무 말 없었는데 갑자기 왠 부상.. 그것도 같이 groin 부상이라는 실베는 교체명단에는 들었는데 아예 데발이는 맨체스터 원정에 따라오지도 않았단 말이죠. 진짜 뭔가 있는것 같네요. 이적을 하려나.

아무튼 벵거의 말로는 최고의 시즌 중 하나였고 제가 보기에는 최악의 시즌 중 하나였던 2008/09 시즌도 이제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네요. 전에, 여러가지 의미로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많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는데, 과연 다음주에 어떤 감정이 들게 될지... 그래도 기어이 끝나는구나.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시즌이.

허무하군요. 후우.

(+) 강등권 도그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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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보고 즐길 게 이것밖에 없죠잉? 오늘의 강등권 팀 결과들은..
Bolton W.    1 - 1    Hull C.
Middlesbrough    1 - 1    Aston Villa
Newcastle U.    0 - 1    Fulham

인데. 바보 뉴카슬은 지난주에 보로 이기면 뭘하나.. 다시 강등권으로 추ㅋ락ㅋ 헐시티는 겨우 목숨부지 하고 있네요. 만약 내일 WBA가 진다면 헐시티는 강등을 피하게 됩니다. 보로는 빌라하고 비기면서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면했고. 사실 빌라가 이 경기에서 비기면서 에버튼한테 5위자리를 뺏겼습니다. (에버튼은 3-1로 웨햄에게 승리.) 고도리는 내일 리버풀과 경기하는데 사실 이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리버풀의 시즌도 이제 쫑났으니 어쩌면 고도리를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_-;;

마지막 라운드가 헐시티는 맨유 홈, 뉴카슬은 빌라 원정, 보로는 웨스트햄 원정, WBA는 블랙번 원정인데 마지막까지 무척 흥미로울 듯 하네요. 승격팀 중 유일하게 스토크만이 강등권 도그파이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스토크는 11위더군요. 생각보다 높아서 놀랐습니다. 역시 델랍의 힘이 컸어? 스퍼스도 어느새 8위까지 올라갔고.. 빌라가 몇 위로 시즌을 마칠지도 흥미롭고요. 모예스는 이번 시즌에 그 스쿼드와 자금력, 부상으로 리그 5위를 하고 FA컵 결승진출이면 진짜 성공한 겁니다. 막판에는 에이스인 아르테타까지 떼고 경기했으니.. 사실 에버튼 하면 언제나 부정적인 생각이 강했는데, (별로 안좋아했죠) 요즘엔 동정심이 슬슬 애정으로 발전중-_-; 이번 FA컵 우승하면 좋겠네요.

(++) BBC 풋볼 포커스에 한 데발이 인터뷰 아주 걸작이네요. 기사는 아니고 영상입니다. 데발이 영어는 앙리보다 알아듣기 힘들어서 -_-; 뭐 팬들에 대해서 서운했던 걸 아주 가감없이 표현하는군요. 팬들에게 실망했다라는게 주요 요지고 언론에서 나의 밀란행을 쓰는데 그걸 보고 나한테 야유를 보내면 어쩌라는 건가? 뭐 이럽니다.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려야 하지 않느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는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반문합디다. 골 넣으면 우와~ 해도 다시 기사가 뜨면 자기한테 야유한다고. 팬들은 그저 선수들을 응원만 해줘야 한다네요. 아니 뭐, 선수들한테 야유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바이지만 그렇다고 팬들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되죠. 데발이와 팬들의 관계는 작년에만 해도 정말 좋았는데, 이번 시즌에 들어와서 그게 틀어진 게 어디 팬들 탓입니까? 아주 긁어 부스럼을 만드네요. 팬들의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도 해보지 않았다는 거잖아요? 어찌 됐든 작년 여름에 밀란에 갈 뻔했던 건 사실인데, 그럼 본인이 알아서 자중을 해야지.. 참 뭐 하는 짓인지. 난 당신에게 실망했습니다. 어디까지 가는지 한번 해보자는 거야 뭐야. 왜 로빈 반 페르시가 헤더를 놓쳐도 팬들에게 박수를 받고 응원가를 듣는지, 얜 진짜 모르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