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벵거 땜에 난리네요.

Louisie 2009. 5. 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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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바빠서 인터넷 접속을 얼마 못했었는데, 난리가 났었더군요 아주. 벵거의 레알 링크에 이어서 이번 여름 이적자금이 13m 파운드만 주어진다는게 사실이라느니 뭐라느니.. 아스날 팬포럼들, 신문들이 아주 시끄러웠습니다. 오늘 아침 기사들에 벵거가 '레알 안 가고 아스날에 헌신할거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기사가 뜨면서 사태는 좀 진정되는 국면이긴 하지만요. 사실 저는 벵거-레알 링크 헤드라인만 보고 '이건 또 뭐임' 하고 웃어넘겼었는데 무척이나 진지하게 논의가 된 모양입니다. 벵거가 자기 입으로 흥미롭다고 말해서 그런가. 가지디스랑 3시간 동안 이야기도 했다고 하고 하여튼 불쏘시개 같았던 어제 하루였네요.

지난 주주 총회에서 있었던 벵거와 주주들 간의 질답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지 않았었는데, 그 때 나온 질문들에 벵거가 충격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헨리 윈터가 칼럼에서 썼듯이, 비판을 받을 것이라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을 벵거겠지만 그 비판이 표현되는 방식에 적잖은 상처를 받은 것 같네요. 질답 세션에 참석했었던 어떤 아스날 팬의 블로그 포스팅을 읽었었는데, 질문들이 아주 날이 서 있더군요. 그게 아니더라도 언론에 기사화된 내용들만 봐도 선수들 비판이 강도가 셌던 것 같으니. 벵거가 그런 것들에 충격을 받고 뿔 나서 레알 발언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뭐 덕분에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 때문에 오히려 분위기가 진정이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주주총회에서의 팬들 태도가 옳지 못했다는 아스날 팬들 사이에서의 자가 비판도 나오고 있는 분위기지만, 전 그 팬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스날이-홈에서-졌어-증후군 (Arsenal-Lost-At-Home-Syndrome)'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큰 충격과 공포를 경험한 아스날 팬들이니까요-_-; 만약 우리가 또 다른 무관의 시즌으로 끝났지만, 그 맨유전에서 15분동안 그렇게 털리지 않고 잘 싸우고 난 후에 졌다면 그 비판이 이정도는 아니었겠죠. 팬들 모두가 우리는 맨유와 첼시에게 안된다는 것을 절절히 깨닫고 나서 그 분노가 거세진 것이니. 이번 일로 그것도 진정이 되겠죠.
벵거와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 모두 진정해야 한다. 아스날 서포터들은 그의 감독 방식에 대한 특정한 이슈들에 대해서 자신들의 걱정을 표출할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다. 팬들은 옳다: 아스날은 상대편을 작살내주는 선수가 필요하고, 스토크 시티의 파예와 같은 터프한 센터백이 필요하며, 볼을 따낼 수 있는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에미레이츠의 출입구를 드나들며 벵거의 주급을 보태 주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러한 팬들은 자신의 걱정을 알릴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권리가 잘못 귀결되는 것은 대립을 지긋지긋해하는 벵거를 비판하는 그들의 태도이다. 엠마누엘 아데바요르는 피치 위에서의 활기 없는 그의 경기와 초현실적인 코멘트 때문에 비난을 받을 이유를 얼마간 갖고 있다. 그러나 벵거는 응원석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또 다른 일 년을 받을 만 하다. 그는 그것을 얻어낸 것이다. [from 헨리 윈터 칼럼]
언론들의 태도 변화도 재밌네요. 이제까지 벵거를 까고 아스날의 문제점이 뭔지 들쑤시려고 난리였던 언론들이 벵거의 레알부임설이 터짐과 함께 다시 벵거 찬양 모드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헨리 윈터도 텔레그라프에 기고한 칼럼에서 팬들의 태도를 비판하며 벵거를 지지했고, 더 타임즈 풋볼의 주필이었다가 데일리 메일로 옮긴 마틴 사무엘도 그러네요. 이 나라 언론들은 진짜 웃깁니다...

13m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언론들이 진실이라고 보도 중인데, 전 완전히 믿지는 않고 있습니다. 어차피 내부 소스에 의한 이야기는 언제나 완전히 신용하긴 힘든 법이죠. 물론 진짜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데 가디언지에 의하면 벵거가 더 주지 않았도 된다고 했다는군요. 엠마누엘 아데바요르를 팔아서 주머니 두둑해질 것이라고..-_-;;

아데바요르 사가(그래요... 이제 'saga'입니다;)는 에이전트가 입을 열면서 한 발짝 더 진전됐습니다. 일요일에 데발이가 썬지에 "홈에서 경기하면서 나의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 아닙니다. 더 이상 뭘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예를 들어 만약 포르투가 아데바요르를 원한다고 하면, 그건 아데바요르의 잘못이 아닙니다. 왜 나를 야유하는 겁니까?" 라고 말하면서 서포터들의 분노는 정점에 달했는데 에이전트는 이제 슬슬 저울질 들어가는 듯 합니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아데발의 에이전트 왈,
"베를루스코니 씨가 한 발언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밀란이나 인터밀란으로부터 아무런 뉴스도 없다는 것은 말해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았으니까요."
"벵거와도 말해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첼시와도 말해보지 않았죠."
"나는 벵거와 함께 상황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말하기엔 이릅니다."
"엠마누엘 (아데바요르)의 미래가 아스날에 있을지 나는 모르겠습니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시즌이 끝나면 벵거와 함께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만날 것이라는 겁니다."
"엠마누엘은 스타디움 전체로부터 비판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어떤 팬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다른 팬들은 다르게 생각하죠."
"그 논쟁은 그저 작은 일부일 뿐입니다. 그리고 벵거는 그 애를 옹호해 왔죠. 이것은 감독과 엠마누엘이 얼마나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데발이는 일단 스토크 시티전에 나올지 안 나올지에 따라서 미래가 보일 것 같다고 봅니다. 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홈 경기인 스토크 시티전에도 뛰지 않는다면 벵거가 팔 생각이라고 보는게 맞겠죠. 그리고 사실 데발이와 서포터들 간의 관계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지금은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 다같이 박수 치며 에미레이츠 한 바퀴 돌 때 어떤 대접을 받을지도 의구심이 듭니다. 이래저래 사태 수습은 커녕 더 불만 지피고 있는 데발이네요. 왜 계속 일을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르나 보지요. 나이도 적지도 않은데. 어차피 데발이는 이제부터 매년 속을 썩일텐데 값이 최고조일 때 경쟁 붙여서 파는 것도 괜찮겠죠. 적절한 대체자가 들어온다는 가정 하에-_-;

벵거에 대해서는 참 이중적인 마음이 드네요. 한 순간엔 엄청나게 짜증나고 밉다가도 또 다음 순간엔 측은하고.. 이게 바로 애증이련지. 여튼 누누히 말해오는 것이지만 2011년 이전에는 벵거가 먼저 나갈 일도 없고 보드진이 짜를 일도 없으니 다음 시즌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뭔가를 이뤄내야죠. 그리고 그건 이번 이적시장에서 얼마나 준비를 잘 하느냐부터 시작할 테고요. 제발 벵거, 좀 ㅠㅠ 아우 ㅠㅠㅠㅠ 궤변은 이제 그만 하고.. 좌절하고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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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이쁜 척하는 사진은 뭡니까(.....) 벵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