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Cup Round 3 Liverpool 1 - 3 Arsenal Rosicky 37 Rosicky 45 Kuyt 72 Henry 84
Manuel Almunia, Emmanuel Eboue(Justin Hoyte 67), Kolo Toure, Philippe Senderos, Gael Clichy, Mathieu Flamini, Gilberto, Alexander Hleb, Tomas Rosicky, Thierry Henry(Theo Walcott 87) Robin Van Persie Subs not used : Mart Poom, Johan Djourou, Julio Baptista
한 사람의 '천재적인 플레이'가 경기를 어떻게 이끌어나가고 바꿀 수 있는지를 명백히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사실 오늘 리버풀이 우리보다 더 조직적이고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해요. 안필드 원정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아스날의 특징이자 장기인 '점유율 축구'를 바탕으로 한 숏패스 연결과 미드필드의 압박을 볼 수가 없었던 경기였지요. 중원에서 패스가 안 풀리니까 앞에 나가있는 캡틴이나 로빈이가 별달리 힘을 쓰지도 못했고요. 오늘 로빈이는 거의 완벽한 잠수였고 몇 번 오는 기회도 잘 쓰지 못하고 날려먹었으며, 캡틴 앙리도 3번째 골을 멋지게 넣어주셨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오늘 좀 부진하셨죠. 그만큼 우리다운 경기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등번호 7의 로시츠키가 있었으니.. 타이틀에 쓴 제목 그대로입니다, This is No.7 ROSICKY. 경기 시작하고 나서 자꾸 볼을 지키지 못하고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하는 아스날에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로사가 넣은 그 두 골에는 완전히 넋이 나갔더랬지요. 너무 멋있었습니다.
우리의 베프 로사 - 흘사마가 원투패스를 주고받으며 넣은 첫 번째 골도 멋있었고(천천히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공이란..T-T), 리버풀 수비수들이 앞에 몇 명이나 있는데도 그냥 구석으로 때려버린 슈팅도(모 님의 말씀에 의하면 '앙리 빙의 현상') 그냥 입을 딱 벌릴 수밖에 없었죠. 요새 계속 리그에서 때리는 슈팅 족족 아쉽게 빗나가거나 막혀서 정말 안타까웠었는데, 오늘 그 한을 다 푸는 듯이 아주 멋진 두 골이 들어갔어요. 오늘의 MOM은 로시츠키입니다. 이제 리그골만 들어가면 되는겁니다, 완소 로사 >_<)/
그나저나 로사랑 흘렙 너무 찐한 거 아닙니까;ㅇ; 로사가 첫 번째 골 넣은 후에 세레머니를 하는데, 아무리 동료 선수들이 달려들어도 제일 먼저 흘렙에게로 달려가 포옹하더군요. 클클. 그거 보고 '어이구 또 베프 티 내기는~' 이러면서 완전 깔깔 웃었습니다. 세스가 없으니 이제 흘사마 맘놓고 로사랑 노는거죠<-퍽퍽. 여하튼 진짜 보기 좋았습니다. 분데스리가를 평정한 두 쌍벽이 우리 아스날에서 이렇게 함께 플레이하고 있다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행복하고 뿌듯하거든요. :)
로사가 전반에 두 골이나 넣어줘서 경기 편하게 봤다는 건 아닙니다. 어쨌든 여기는 안필드, 후반에 카이트가 한 골 넣고 나서 캡틴이 세 번째 골 넣을 때까지 12분동안 좀 많이 떨었어요; FA컵이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로사가 두 골 넣고 나니까 이거 반드시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캡틴이 세 번째 골을 넣고 나서야 안심했지요. 흐흐; 그 골은 캐러거를 제칠 때부터 이미 들어간다는 걸 확신했습니다. 아게르는 가볍게 제쳐주는 센스(...) 앙리다운 골이었지요, 세레머니도 앙리답게. 역시 캡틴. ^_^
다른 선수들은 그냥저냥 무난했던 것 같네요. 센데로스가 수비진에서 잘해줬어요. '아악 저거 클리어좀!!' 하면 어김없이 센데가 와서 헤딩으로 걷어내거나 뻥뻥 차대더라구요. 특히 카이트가 1골 넣은 후부터는 센데가 공 걷어낼 때마다 떨었던 것 같아요; 포백 라인은 불안한 감은 있었지만 대충 만족합니다. 클리쉬 별로라는 얘기를 좀 하시던데, 전 클리쉬도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플라미니도 오늘 아주 삽 든건 아니고..(여전히 어디있는지는 안보이지만 말입니다;) 가장 놀라웠던 건 알무니아가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는 거죠-┏;; 만사마가 어찌된 일인지 서브에도 없으시더라구요. 알무니아 선발이라는 사실에 정말 걱정했는데, 오늘 뭐 무난하게 잘했습니다. 얘한텐 이정도라도 감지덕지..=ㅅ=
아무튼 다른 거 다 때려치우고 안필드 원정 승리라는 것 자체가 너무 기쁘네요. 로사 사랑해ㅠ_ㅠ!! 이로써 FA컵 32강 진출입니다. 화요일엔 또 리버풀과 안필드에서 칼링컵이구요.. 지겹다, 정말; 우리야 뭐 리저브+유스 총출동하겠지요. 이건 이겨도 본전치기인지라 승패에는 별로 신경 안쓰고, 그냥 보고싶은 울 아가들이나 많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M군의 선발 풀타임 출전 완전 기대하는 겁니다. ~_~ 게다가 칼링컵 떨어지려면 지금 떨어지는 게 낫습니다. 혹시라도 리버풀을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하면 토튼햄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아무리 리그 일정 빡세져도 토튼햄한테 지기는 싫은 겁니다. (물론 일정은 미쳐가겠습니다만..orz)
(+) 오늘 우리 임대간 아가들이 3명이나 있는 버밍엄 v 뉴캐슬 경기를 봤습니다. 버밍엄이 1-2로 질 줄 알았는데, 막판에 우리 리저브인 라르손의 터닝슛으로 2-2 동점이 되어 재경기를 치르게 됐네요. 버밍엄 한 명 퇴장당하기까지 했었는데.. 뉴캐슬 좀 안습입니다-_-; 라르손 경기 내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에 비해 벤트너는 그닥 활약이..; 게다가 부상까지 당해서 실려나갔습니다. 그래도 우리 애인지라 좀 걱정되네요, 벤트너 너 괜찮은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