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의까칠함근성자반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사진 한장을 남기고 버스 올라타는 길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귀엽다 믿었던 굳고 빛나던 이미지는 차디찬 까칠함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미팅'의 추억은 나의, 당신을 향한 이미지를 바꿔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입국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출국은 당연한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훈텔라르 사진 폴더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입국할 때에 출국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암스테르담에서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까칠함을 휩싸고 돕니다.
헌터가 입국하는 날에 구지가를 응용한 헌터가를 썼던 것에서 착안하여 이번에는 한용운님의 '님의침묵'을 각색한 '님의까칠함'으로 시작해 보았습니다. 하하하 (..) 써놓고 보니 재미없네요. 그냥 오프닝이라 생각해 주시길; 그리고 같이 찍은 앵글 어긋난 사진은 거참 용기있게 대놓고 얼굴을 걸어놓는구나 싶으시겠지만.. 이미 제 얼굴은 팔릴대로 팔린 터라 ㅠ.ㅠ 그냥 올립니다. 마지막날 호텔에 갔더니 절 알아보는 분들이 계셔OTL
여튼, 마지막 날에 드디어 미션 3까지 오나료했습니다. 헌터랑 사진 찍기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간신히 찍은 겁니다; 경호원들이 어찌나 막아대던지. 호텔 앞에 서서 선수들 버스타러 나오는거 기다렸는데, 선수들한테 다가가기만 하면 와서 저지하더군요. 훈텔라르는 3번째로 나왔나 그랬는데, 어느 여성 팬분이 잽싸게 입구로 사삭 달려가셔서 일착으로 사진 찍고; 그 후부터는 다가오는 모든 팬들 저지하는 경호원 덕분에 다른 팬분들 싸인도 못받았다고 알고 있어요. 저도 물론 경호원한테 한번 내쳐졌지만 이게 진짜 마지막 기회인데, 어떻게 그냥 포기합니까. 경호원 피해서 헌터한테 달라붙었지요(...) 버스로 향하는 헌터한테 붙어서 "한번만 같이 찍어줘, 한번만!!! 헌터, 한번만!!!" 이라고 거의 애원하다시피 했습니다 -┏..
내가 헌터를 붙잡았던가? 하도 급한 상황이었기 땜에 기억도 안 납니다. 짐을 실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 건지, 아님 버스에 그냥 타려고 한 건지도 잘 모르겠고요. 여튼, 헌터가 Yeah, Yeah, OK. 라고 해서 같이 셀카를 찍었지요; 원래 주변 사람한테 찍어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열심히 헌터를 쫓아오다 보니 주변에 아무도 업ㅂ다. 결국 잘 찍지도 못하는 셀카로 찍었는데, 아놔 헌터 키가 저보다 20cm나 크고 제가 앵글을 잘못 맞추는 바람에 헌터의 이마부터가 짤린 안습적인 사진이 ㅠ.ㅠ 게다가 포커스도 왜 나로 맞춰져 있는 건데(...) 아쉬운 사진이긴 하지만 그래도 같이 찍었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지요. 하아; 정말 생고생 했다, 나도. 근성이다, 증말. 그리고 나서는 작별 인사 하고 떠나보냈습니다. 굿바이를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헌터 말고는 카이트, 좌니(헤이팅아)랑 제대로 인사 했네요. 좌니는 제일 먼저 내려왔었기 때문에 호텔 로비에서 인사했었습니다. 제가 잘가라고 하니까 윙크 해주던데요. 크크크. 카이트는 호텔 앞에서 인사했습니다. 역시 윙크를 해주던+_+... 카이트의 윙크를 받는 순간 갑자기 심장에 큐피드의 화살이 꽂히는 기분이<- 그 윙크 받아본 사람은 압니다 ㅠ.ㅠ 좌니의 윙크도 엄청 매력적이었지만 금발 곱슬 아그리파(..) 디키사마의 윙크를 받으니 지대 이거 심장이 요동쳐?<- 진짜 앞으로 디키 엄청 응원해 줄 겁니다. 이번 기회로 팬 많이 늘었을 것 같아요. 선수단 중 가장 친절했으니.. 버스에 올라타서도 계속 바이바이 해주고. 친절한 카이트씨. 이젠 입아프지요.
이 외에도 라피랑 슈니한테 싸인 받으려고 했었는데 실패했습니다 ㅠ.ㅠ 짐 놓고 싸인 해주려고 하던 라피였는데 경호원이 와가지고는 펜을 뺏어가더라구요. 전 매직 뺏기기 싫어서 냉큼 튀었습니다(..) 슈니는 애초에 해주려는 의지도 안보였고;; 선수들이 다들 얼굴에 피곤하다고 써있더군요. 호텔 로비에도 안 돌아다녀서 왜이렇게 마지막날까지 까칠하냐고 실망했었는데, 알고보니 친선경기 후에 새벽까지 호텔 클럽에서 놀았다나봐요. 그래서 낮까지 퍼질러 잤다고 하더군요-_-; 그랬으니 이렇게 피곤하게 굴 만도 하지요. 흐음; 놀지 말고 우리 싸인이나 해주지 그랬니 오랑예들아. 아흑.
5일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요. 입국하는 날에 처음 선수들을, 헌터를 봤을 때만 해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이제야 현실로 떨어진 것 같습니다. 버스가 떠나는 걸 보고 나니까 그게 현실이었다는 걸 절실히 알겠더라구요. 5일동안 계속 따라다니느라 몸은 힘들었지만(대신 공항은 안 갔어요), 그래도 once-in-a-lifetime-chance 였으니 즐거웠습니다 ㅠ.ㅠ 언제 또 이렇게 헌터를, 오렌지를 만나겠어요. 암스테르담? 거기 간다고 해도 오히려 더 이렇게 만나기는 힘들죠. 아아아아악 나도 태국으로 따라갈래에에에에에에에 OTLOTLOTL 이제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어딘가 좀 허무해요. 휴유, 이 후유증은 저만 겪는게 아닐 것 같습니다.

나도 태국 갈래!! ㅠ.ㅠ <-
사실 미친척 맘만 먹었다면 첫째날에 싸인 받고 사진 찍고 다 할 수 있었는데 그 미친척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하루에 하나씩, 미션을 하나하나 수행해 나갔네요. 꿈에도 그리던 헌터를 코 앞에서 보고, 인터뷰하는 목소리도 바로 앞에서 실제로 듣고, 이 눈에 헌터를 눈에 꼭꼭 담고(←유치하다), 훈텔라르 마킹 레플에 싸인도 받고, 헌터랑 결국 사진도 찍고 ㅠ.ㅠ 하고 싶은거 다 하고, 보람찼네요. 아무리 까칠하다고 해도 언제나 저한텐 헌터가 최고입니다; 잘가, 헌터야. 8월달에 암스테르담 컵에서 보자!!! 아스날 상대로 또 골 넣어야지? <-퍼퍼퍽

- 훈텔라르를 향해 더이상 '애기'라는 말을 남발하지 않을 듯. 이젠 헌터님, 혹은 헌터 오빠.
- 그는 귀엽다기보단 까칠하고 멋졌다. 만사 다 관심없다는 태도, 시크한데? (..)
- 키가 너무 커. 같이 서 보니 정말 커.
- 실제로 보니 더 잘생겼다.
- 오나소 카이트
- 좌니는 여자를 좋아해
- 슈니 너무 작아
- 반바스텐의 시크함

GOOD BYE HUNTELAAR!
+ 포스팅 길이가 좀 길어지긴 했는데, 일부러 안 잘랐습니다-ㅂ- 잉글랜드/네덜란드 국대 경기에 대해서도 쓰려고 했는데 귀찮다(...) 며칠 후에 잉글 유로 예선할때 같이 쓸랍니다. 지난주는 응원팀이 유로 예선이 없어서 유로에는 관심도 없었네요. 스웨덴v덴마크 북유럽 훈남 더비에 큰일이 났었다고 해서 일단 그 경기는 다운받아 뒀습니다만.
+ 우리 킹도 가셨습니다. 이제 무한도전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야겠네요. 우리 킹, 어딜 가나 친절하시고 누구에게나 잘 대해 주시고 무슨 일이든지 즐겁게 임하시는 듯 해서 행복하네요. 그럼. 누구 캡틴인데. ^_^ 부디 한국과 한국 팬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떠나셨길 바랍니다. :) 근데 뉴욕은 왜 가신 거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