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ld Arsenal

[EPL 38R] 굿바이, 0809

Louisie 2009. 5. 2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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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clays Premier League 38R
Arsenal 4 - 1 Stoke

Goals: Beattie 10 og, van Persie 16 pen, Diaby 18, van Persie 41. Fuller 31 pen.
Booked: Denilson.
Att: 60,082

Arsenal: Mannone, Sagna (Eboue 57), Toure, Song Billong, Gibbs, Diaby, Fabregas, Denilson, Arshavin (Vela 71), van Persie, Walcott (Bendtner 46). / Subs Not Used: Szczesny, Ramsey, Silvestre, Djourou.


말 많고 탈 많았던, 그야말로 마치 끝날 것 같지 않았던 2008/09 시즌도 38라운드 스토크 시티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시즌만큼 길게 느껴졌던 시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터진 일도 많았고 사건도 많았고 말도 많았죠. 시즌 마무리는 이 다음에 올릴 예정인 시즌 마무리 리포트에서 하기로 하고, 오늘은 스토크 시티전에 대해서만..

경기는 사실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시즌 마지막 경기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던지라 중계 시크망크였지만, 이번에는 중계채널이 하나 있긴 있더군요 ㅠ.ㅠ 그러나 엄청난 버퍼링과 로딩..; 성격이 급한 저는 결국 라이브스코어로 스포일러 당하면서 중요 장면만 나오면 챙겨보고 대신에 아스톤 빌라v뉴카슬 경기를 봤지요. -_-;

골은 대부분 로빈 혹은 세스가 관여되어 있네요. 첫번째 골은 로빈과 세스가 패스 주고받다가 세스가 옆으로 슈팅한 공이 비티에게 맞고 들어가 자책골. 세스 거의 자책골을 의도하고 보낸 슈팅 같던데요.ㅎㅎ 두 번째는 로빈이 만들어내고 성공시킨 PK. 이것 역시 세스로부터 받은 공이죠. 세 번째 디아비의 생명연장 골은 멋지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로빈의 공을 헤더 인. 디아비가 골을 넣었는데 기쁘지가 않은 건 기분 탓이겠죠? 마지막 로빈 골도 세스가 보낸 공을 델랍이 잘못 처리하는 바람에 튕겨나온 공을 잘 가로채서 멋지게 터닝+발리. 발리슛하고 나서 착지하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더이다. 오늘 로빈은 2골 1어시로 경기 MOM을 차지. 해트트릭 할 수도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ㅠ.ㅠ 언제 가면 로빈이 해트트릭좀 해보려나...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어시왕은 차지하게 되었네요. 11개로 1위입니다. (정규시즌 38+6경기 출전 20골 16어시, 리그 11골 11어시) 그나마 이런 거라도 가져와서 다행인가... 아.. 재계약이나 빨리 사인하라며-ㅅ-++ 그리고 무관심 속에서 마노네(맨원이..)가 리그 데뷔를 했습니다.

그래도 스타일리쉬하게 시즌을 마무리해서 다행입니다. 37라운드 맨유전이 끝난 후 일주일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주주총회에서 일명 '주주들 막말'로 벵거가 뿔나고, 그것 때문인지 벵거가 '레알 흥미있는데?' 발언을 하는 바람에 보드진과 팬들이 모두 난리가 나서 다시 벵거한테 굽신굽신 모드가 되고 언론들도 무릎꿇었고, 서포터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벵까/벵찬 양분되어서 싸우던 걸 잠시 멈추고 다시 In Arsene We Trust의 기지 아래 하나가 되는 장이 마련되었네요. 그래도 극심한 갈등 관계까지는 가지 않고 여기에서 다시 화해 무드가 조성되어서 다행입니다. 서포터들이 꼬리를 내리자 벵거도 나도 미안한게 많네 모드로 나오고..-_-; 이래저래 '끝이 좋으면 다 좋아' 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은 여러모로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의 전반기는 영국에서, 후반기는 한국에서 봤는데 영국에서 보았던 정규 시즌 10경기에 대해서는 사실 지금 따로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피버 피치처럼 그 날 그 경기에서 느꼈던 감정,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해 두려고요. '매치 리포트'가 아닌 '매치 에세이' 정도 되려나요.. 블로그에 공개를 하게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이번 시즌엔 잡생각이 정말 많았습니다. 축구라는게 뭔지, 축구팀이라는 것은 또 뭔지, 아슨 벵거는 어떤 존재이며, '우리 선수들' 이라고 부르는 아스날 선수들은 또 어떤 사람들인지.. 거의 도를 닦다시피 한 시즌이 아니었나 싶네요-_-; 비록 결과상으로는 또 다시 '무관'이자 '실패'로 기록될 시즌이었지만, 아스날과 저라는 한 사람의 서포터 사이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났었던 시즌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즌은 잊지 못할 시즌이 될 것 같네요.

열도 많이 받았고 화도 많이 냈고, 다시는 아스날따위 보지 않겠다는 말도 한 적이 있었고 (물론 지켜지지는 않았습니다만;;;), 축구가 싫다는 말도 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 이번 시즌 중에서도 딱 한 경기 빼고는 전 경기를 봤네요 ㅋㅋㅋ 나도 참 징하다.. 우리 참 징합니다잉?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아스날도 수고했습니다. 벵거를 비롯한 전 아스날 스탭들, 그리고 주장 세스크를 비롯한 모든 아스날 선수들. 유스 선수들 모두모두 수고가 많았습니다. 막말도 갈등도 많았던 이번 시즌이지만 이 모든 것이 아스날을 너무나 신경써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냄비 서포터인 저는 오늘도 갈 길을 갑니다. 자신을 응원하고 믿어 주는 팬들을 보고 '다음 시즌엔 정말로 결과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벵거, 한 번 더 믿어드립니다.

We are the Arsenal Greatest,
We are the Arsenal Greatest,
We are the Arsenal Greatest,
Oh Arsenal We Love You!

2008/09 시즌 모두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자 그럼 이제 충격과 공포의 2009/10 여름이적시장을 맞이해 볼까?!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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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 Barclays Premier League

* Champion: Manchester Utd.
* Runners-up: Liverpool.
* Champions League: Man Utd., Liverpool, Chelsea and Arsenal.
* Europa League: Everton, Aston Villa, Fulham.
* Relagated: Newcastle Utd., Middlesbrough and W.B.A.
* Promoted: Wolverhampton Wanderers, Birmingham City and ??


덧. 결국 조르디가 18년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사라집니다. (아니.. 영영 사라지는 것 같잖아 이렇게 말하니까;;) 아스톤 빌라한테 먹힌 골도 베리 슈팅이 더프 몸 맞고 굴절되어서 들어간 거고-_-; 참 슬프고 운 없게도 강등당하네요. 한 골만 넣어도 헐시티가 대신 강등당하는 거였는데... 아오 왜 뉴카슬이 ㅠㅠㅠㅠ 시어러 ㅠㅠㅠㅠ 냉정하게 말하면 강등되어도 할말 없을 경기력이긴 하지만, 안타깝습니다. 부디 리즈처럼 되지 말고, 다음 시즌에 코카콜라 챔피언쉽 우승한 다음에 다시 올라오길 바랍니다. 힘내라 툰아미... 로컬출신인 스티븐 테일러가 좌절하는거 보니 코끝이 찡; 빌라는 펄펄 날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번 시즌도 또다시 6위로 마무리 하네요. 작년이랑 승점도 같은 걸로 알고 있다는; 후반기에 승점을 너무 많이 잃었죠. 오닐이 '이렇게나 많이 졌는데도 5위하고 있는게 놀랍다, 강등권에서 우리 이름 찾아야 하는 줄 알았는데'라고 했을 정도로-_-; 뭐 덕분에 우리는 4위를 예상보다 쉽게 했지만요(...) 5위는 에버튼입니다. 아르테타가 시즌 아웃 당하면서 큰일 날 줄 알았던 에버튼인데 잘 버티면서 5위도 하고 FA컵 결승도 진출했네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 중 하나인데도 대단합니다. 모예스 원래 싫어했는데 요새 자꾸 정이 감;

덧 2. 또 다른 살아있는 레전드 한 분도 축구의 역사에서 마지막 발자국을 찍으셨네요.
언제나 베르기님과 더불어 가장 존경하는 축구선수였습니다.. 굿 바이, 말디니옹


덧 3. 스킨은 국민장 마지막 날까지 이렇게 갑니다.
요새 밤에 잠을 못 자요. 내일이나 모레쯤 역사박물관에 조문하러 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