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인과 함께 챔스 대진 얘기를 하면서, 유에파가 흥행에 관심을 둔다면 [아스날v바르셀로나, 리옹v보르도, 뮌헨v인테르, 맨유v모스크바] 였는데 그 중 두 개가 맞았네요.. 역시 유에파가 뒤로 무슨 수를 쓰는게 틀림없습니다 -_-;
처음에는 정말 뜨악하다 싶은 대진이었는데. 솔직히 바르셀로나 만날 거면 4강이나 결승가서 만나길 바랬거든요.. 근데 뭐, 생각해보면 어차피 4강이나 결승가서 만나서 떨어질거면 8강에서 떨어지는 거랑 뭐 다를거 없죠. 토너먼트의 특성상, 더 높은 라운드까지 가봤자 우승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걍 어디 한번 해보는거죠. 이젠 피가 끓어오릅니다. 이건 거의 전쟁.
최종 보스의 느낌이죠 아무래도. 디펜딩 챔피언이고, 세계 최강의 팀이 어디냐고 한다면 대개 바르샤라고 답할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에겐 최종 보스보다는 철천지 원수라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0506 챔스 결승부터 시작해서 앙리, 세스.. 각종 증오로 똘똘 뭉친게 바로 바르샤라는 클럽이죠. 한편으로는 벵거볼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바르셀로나식 축구라는 면에서 축구 스타일로 봐서도 흥미진진한 대진입니다. 어디로 보나 8강 최고의 빅매치.
우리가 이길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제3자가 보기엔 아마 바르셀로나가 favourite이고 우린 underdog이겠죠. 하지만 우린 언제나 언더독이라고 생각될 때 더 잘했습니다. 2005/06 시즌 레알 마드리드전, 유벤투스전 모두. 2007/08 시즌엔 밀란. 그러니까 이번에도 그런 헝그리 정신이 발휘되고 우리의 능력을 다 보여줄 수 있다면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오히려 맨유나 첼시를 만나는 것보다 더 수월할 거라고 봅니다. 맨유나 첼시는 우리가 우리식의 경기를 못하게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그렇진 않을 것 같거든요. 포제션 패싱 풋볼과 카운터 패싱 풋볼의 만남이니 상대방의 경기를 펼치지 못하게 하는 압박보다는 누가 그날 더 자기식의 축구를 잘 구사해 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겁니다. 우린 이길 수 있습니다.
...근데 사실 이런거 다 던져놓고 무조건 박살내면 좋겠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증오하는 팀중 하나인 바르셀로나. 틈만 나면 단장부터 선수들까지 죄다 (어디 모자란 애들마냥) 나서서 세스한테 DNA드립을 날려대며 마치 임대보낸 선수인마냥 행동하는 바르셀로나. 클럽 그 이상의 클럽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자기네들이 요로코롬 하겠다고 하면 세상이 다 그로코롬 돌아갈거라고 생각하는 끝없는 오만함의 바르셀로나. 다 부숴버리겠어. 언제 한번 박살내고 싶었으니 지금 냅시다.
세스가 꼭 바르샤 상대로 결승골 넣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바르샤 팬들/선수들/감독/스탭 다 보는 앞에서 아스날 앰블럼에 인증 쾅쾅. 아. 생각만 해도.. 소름이...ㅠㅠ 세스야 이번 기회에 다 날려버려..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칼 갈고 허풍 떨다가 나중에 큰코다친다구요? 우리 팀 우리가 안 믿으면 누가 믿습니까. 우린 열심히 응원해야죠. 아스날 화이팅. 30일이 오길 목 빠지게 기다릴겁니다. 그날 앙리가 아스날의 레드&화이트가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에미레이츠에 오게 되는 건 정말 멜랑콜리 할 것 같지만..ㅠㅠ 예전에 앙리가, 챔스 대진 추첨 할 때마다 아스날을 피할 때까지 숨도 못쉬겠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요. 대진 나오고 벵거랑 연락은 취했을까요... 아아 ㅠㅠ
그러고보니 4강에 간다면 또 인테르v모스크바의 승자가 기다리고 있네요. 아마도 인테르가 이길 것 같은데 무링요 만나는 테크 타나요. 보르도v리옹, 맨유v뮌헨 쪽에선 맨유만 떨어진다면 나머지 다 갠춘. 뮌헨 힘내. 로벤 절대 핏 유지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