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짤방 : 로빈이의 5번째 골 이후 다 함께 기뻐하는 거너스T_T)/
Barclays Premiership 19R
Arsenal 6 - 2 Blackburn Rovers
Gilberto 10, Hleb 23
Adebayor 27
Van Persie 85, 88
Flamini 93
Arsenal 6 - 2 Blackburn Rovers
Gilberto 10, Hleb 23
Adebayor 27
Van Persie 85, 88
Flamini 93
먼저 오늘 제가 경기를 제 정신으로 보지 못했다는 사실부터 언급해야겠습니다.-_- 12시 이전에 ppmate, 아프리카, livefooty 세 개의 프로그램을 다 돌리면서 어느 하나가 버퍼링 걸리면 다른 중계로 대체할 방법까지 다 마련해놓고 경기 재밌게 보고 있었거든요. 3분만에 PK를 허용하면서 1골 뒤지긴 했지만 초반 10분에 지바옵화가 코너킥 상황에서 골을 넣어 주셔서 1-1로 따라잡으며 완전 긴장타서 경기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컴퓨터가 다운을 먹는 겁니다-_-; 왓더헬.. 물론 재부팅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으니까 별로 상관은 없는데, 문제는 다시 돌아오니 이놈의 중계들이 엄청나게 버퍼링을 먹으면서 재생이 되질 않는겁니다..OTL 열받아하면서 무한 클릭질을 반복하고 있을동안 스코어는 어느새 3-1.. 흘사마의 골, 로빈 PK 유도 아데발 골 그래서 다 못봤습니다. 제가 어떤 공황상태에 빠져 있었을지 상상이 가시죠 ㅠ.ㅠ 겨우겨우 중계가 제대로 나오기 시작했을 때에는 이미 전반 35분 정도. 제대로 좌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녀석들 후반에도 세 골 넣어주지 않으면 다 뒤집어버리겠어LOL' 이라고 소리쳤는데, 정말 세 골 넣어주더군요. 그것도 로빈이 2골!!!!!!!!!
제가 오늘 로빈이의 골을 간절히 원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 평소에도 로빈 옹호론을 침 튀기며(-_-) 펼치는데, 블랙번전을 앞두고 아스날 팟캐스트에서 요녀석의 인터뷰를 듣고 급 감동해 버렸거든요. 그 인터뷰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제 짧은 영어로 들은 것인지라 100%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
(4-5-1에서의 RVP의 자리/역할에 대해서)난 모든 사람들이 나 자신은 물론이고 팀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베스트 포지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알고 있어요. 세컨드 스트라이커 자리죠. 하지만, 난 훌륭한 선수라면 모든 자리에서도 잘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난 스트라이커지만, 윙에 두면 윙의 자리에서 팀을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하고 또 가장 좋은 플레이를 펼쳐야 하죠. 그건 어느 포지션에서나 마찬가지에요. 난 그래서 사람들이 '로빈 반 페르시는 스트라이컨데..' 라고 변명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아르센 벵거는 날 윙어 자리에 두었고, 난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더 잘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변명이 되지는 못해요. 여전히 난 내 자리에서 팀을 위한 내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때문에 실제로, 내 포지션이 어딘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우린 멋진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고 어떻게든 자기 자리에 적응해야만 하죠. 왼쪽으로 가든, 오른쪽이든, 중앙이든 간에 적응해야만 해요. 그건 선수에게 달린 일이고, 포지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나머지 한 마디는 못 알아 듣겠...;)뭐라고 해야할까, 이 인터뷰를 듣고 나니까 '나도 노력하고 있어요' 라는 게 팍팍 와닿아서 그냥 넘겨버릴 수가 없더라구요. 이 녀석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언제나 잘 하는 것만 보고싶은 마음은 이래서 생기는가 봅니다. 그래서 오늘 블랙번전에서 골 넣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결국 두 골이나 넣어줬네요. 정말 기쁩니다^_^ 특히나 3-1 상황에서 흘렙이 슈팅할 타이밍에서 패스를 하는 바람에 아까운 찬스가 날아가고, 논다(-_-)의 아주 희한한 상황에서의 오버헤드킥까지 먹으면서 3-2 로 스코어가 좁혀진 이후에 분위기가 블랙번 쪽으로 흐르고 있었던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로빈이가 연속으로 터뜨려준 두 골이 분위기 반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봐요. 결국은 종료 직전 터진 플라미니의 '나 살아있거든여' 골까지 합해서 최종 스코어는 6-2 대승!
오늘 골도 역시 왼발이었습니다(...) 오늘 로빈이의 전반적인 움직임은 그냥 보통이었는데, 오른발로 찬 슈팅이 두 개나 저 멀리 홈런이 되는 바람에.. '너 그 오른발 부숴뜨려버린다-┏' 라고까지 욕바가지를 했건만; 바로 그 후에 '난 오른발 안 써도 되거든여?' 라는 항의의 표시인지 죄다 왼발로 넣어주더군요.. 역시 미친 왼발. 왼발은 먹어주지만 오른발은 먹혀줍니다. 허허. 첫 번째 골에서 두 번 접으면서 수비수 제끼는 건 아주 멋지더군요. 수비수를 바보로 만들고 있어(...) 두 번째 골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아무튼 데발이로부터 시작된 패스에서 나온 골이었습니다. 수고했다 ㅠ_ㅠ 오늘은 4-4-2로 데발이와 투톱 체제로 나왔는데 둘 다 적절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만족! 이로써 로빈이는 오늘 2골 2어시(코너킥으로 지바옵화에게 어시, PK유도)를 함으로써 시즌 통산 9골 6어시를 달리고 있군요. 리그에서는 7골째입니다.
다른 건 사실 경기를 너무 난삽하게 봐서 그다지 할 수 있는 말이 없지만, 몇 마디 더 쓰겠습니다(경기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아요). 우선 세스. 오늘 정말 좋은 활약! 이젠 매 경기 칭찬하는 것도 입이 아프네요.. 요즘 제가 로빈에게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세스는 냅둬도 알아서 잘하거든요. 그래서 그래요ㅠ.ㅠ (로빈이는 욕을 해줘야 잘합니다..<-) 여튼 참, 그 패스며 개인기하며 19살의 것이라 믿기가 힘듭니다. 요즘에는 수비가담도 잘하던데요? 오늘 어시스트 하나 추가로 리그 8개째의 어시스트를 기록, 어시 순위 단독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잘한다, 우리 세스-_-)/ 오늘 막판에 플라미니 골도 원래는 세스가 거의 넣은 거였는데 아쉽네요. 흣흣. 그리고 플라미니 말입니다만.. 매번 어째어째 생명연장의 골을 넣고 있기는 한데, 문제는 어디서 잠복(?)해 있다가 기막히게 패스를 받아서 골을 넣는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인자기를 능가하는 위치선정이에요. 버섯이라도 따고 있는게 틀림업ㅂ어.<-퍽퍽 아무튼 신기한 플군입니다-_-; 로사 아웃, 플라미니 인할때 상당히 걱정했었는데 아이러니해요. =_=
그리고 데발이 말인데요.. 이제 진짜 완소로 등극하겠더군요. 전 오늘 얘가 PK넣은 장면은 못 봤었는데, 다른 것만 봐도 잘해주더군요. 수비에 가담하는 건 물론이고 적절한 침투와 패스 등등 전반전인 움직임이 다 좋았어요. 필드골만 안 들어갔을 뿐이지 데발이도 오늘 참 잘해줬습니다. 하이라이트 올라온 거 보니까 뭐 대부분의 골에 데발이가 관련되어 있더군요. ㄷㄷㄷ 로빈과 아데발 모두 갱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뿌듯했어요. 흑흑. 앙리가 없는 동안 너희 둘이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니 난 참 기쁘단다.. 아흑. 울 캡틴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푹 쉴 수 있겠지요 :) 로사도 돌아와서 '역시 완소 로사'의 모습을 보여줬고요. 확실히 우리 중원은 세스와 로사가 함께일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 골든미들라인에 대한 언급도 입아프므로 패스~ (흘사마 골 못봐서 너무 슬퍼요 ㅠㅠㅠㅠ 방금 하이라이트 보고왔는데 이젠 분노의 슛이 아니네요? ^_^)
아무튼 오랜만에 좋은 경기 본 것 같습니다^_^ 6골이나 들어가는 게임이라니, 정말 보기도 즐거웠어요. 처음에 경기 시작하자마자 PK 먹을때는 오늘도 이거 뭔가 불안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바옵화가 빠른 시간 내에 동점골을 넣어주면서 좋은 분위기를 타고 갈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리버풀도 오늘 이기는 바람에 순위는 4위 제자리걸음이지만, 12월도 왠지 무패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도 빡센 일정이 기다리고 있으니 좀만 더 힘냅시다, 거너스. 수고했어요. MERRY CHRISTMAS!! (아참.. 칼링컵 4강 대진이 정해졌는데, 우리가 만약에 리버풀을 이긴다면 준결승전에선 스퍼스와 만나게 됩니다. 후-_- 첼시는 위컴 만났고요)